"첫 연습이라서 떨려요. 잘하는 선수만 모였잖아요."
코 끝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고, 빙상장을 갓 나온 얼굴은 홍시처럼 빨갰다. '강심장'으로 소문난 '피겨 요정' 김연아(18ㆍ군포수리고)는 취재진을 보자 밝게 웃었다.
첫 공개연습을 마친 뒤 "떨린다"고 말했지만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는 자신과 여유가 넘쳤다.
10일 오후 8시30분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 2008~09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할 '피겨 요정' 5명이 얼음판에 들어섰다. 김연아는 5명 가운데 단연 돋보였다. 빠르고 힘찬 스케이팅으로 높고 정확하게 점프를 뛸 때마다 빙상 관계자는 탄성을 질렀다. 8시47분께 김연아는 <죽음의 무도> 음악에 맞춰 규정종목(short program)에서 보여줄 동작을 점검했다. 죽음의>
김연아의 연습이 끝나자 일본의 간판스타 아사다 마오(18)가 뒤늦게 등장했다. 비행기가 연착한 탓에 연습시간에 늦은 아사다는 서둘러 연습에 몰입했다.
아사다를 보자 김연아의 스케이팅은 약간씩 빨라졌다. 우승을 다툴 동갑내기 맞수가 등장하자 승부욕이 불탔을까. 김연아는 "아무래도 잘하는 선수만 출전하는 대회라 긴장된다"며 웃었다.
브라이언 오셔 코치는 연습 도중 간간이 김연아를 불렀다. 선수보다 코치가 더 긴장한 탓에 오셔 코치의 얼굴은 마치 '얼음'처럼 굳었다. 김연아가 워낙 잘했는지, 오셔 코치가 워낙 긴장했는지 평소와 달리 지적이 거의 없었다.
아사다는 연습시간에 지각한 탓에 시종일관 표정이 어두웠다. 아사다는 연습이 끝나자 일본 취재진에게 "늦어서 그런지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공개연습을 마친 김연아는 기자회견에서 "첫 연습이라 떨렸지만 차분하게 잘 한 것 같다"면서 "무리하진 않았지만 긴장감을 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루프 점프에 대해선 확신이 서지 않은 듯 "혹시 실수하더라도 부담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기본점수 5.00점짜리 트리플루프를 하다 감점을 당하느니 더블악셀(3.50점)을 뛰어 가산점을 얻는 게 낫다고 판단한 듯 보였다.
김연아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006~07시즌부터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러시아의 이리나 슬러츠카야가 갖고 있는 통산 최다 연속 우승(3연패)에 도전하는 셈이다. 2005~06시즌 우승자 아사다는 김연아에게 뺏긴 우승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아사다는 김연아에게 밀려 두 시즌 연속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인자에 머물렀다. 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김연아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다.
3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와 3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아사다는 12일 밤 규정종목에서 첫 대결을 펼친다.
고양=이상준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