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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아무도 책임 안지나" 물류센터 권리관계 복잡…사과 등 늦어져 유족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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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아무도 책임 안지나" 물류센터 권리관계 복잡…사과 등 늦어져 유족들 반발

입력
2008.12.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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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서이천물류센터 화재참사 유족 김모씨는 관련업체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7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이번 참사에 분명 잘못한 사람들이 있을 텐데 잘못을 빌러 나서는 사람은 정작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서이천물류센터의 소유주와 관리회사, 하청사들의 복잡한 권리관계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과와 피해보상을 미루고 있어 유족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경찰이 이날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서이천물류센터의 소유주는 건축물 등기부등본 상 국민은행으로 돼 있지만 실소유주는 SH자산운용㈜ 투자자이며 이 창고를 GS리테일, 로지스올 인터내셔널 등 11개 업체가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또 물류센터 관리회사는 싱가포르 투자회사 아센다스의 한국 자회사인 아센다스 코리아이며 이 회사가 샘스사에게 월 700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건물관리를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권리관계가 이처럼 복잡해진 것은 2007년 코리아냉동으로부터 이 창고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아센다스, 국민은행, SH자산공사 등이 펀딩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SH자산공사의 경우 실질적인 관리를 아센다스 코리아가 행사한다는 이유로 한동안 경찰 전화까지 외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복잡한 권리관계에다 건물관리를 맡은 샘스사, 사고를 낸 용접공 소속 회사까지 책임소재가 얽히면서 이들 회사는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유족과의 접촉을 미루고 있다.

유족대표 정해원(54)씨는 "사고발생 4일이 지난 지금까지 관련 회사 중 어느 누구도 빈소를 찾지 않았다"면서 "이천시로부터 간간히 돌아가는 소식을 들을 뿐이어서 유족들이 꽤 격앙돼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아센다스 코리아를 중심으로 해 조만간 보상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2개 보험사에 대인 10억원, 대물 370억원짜리 화재보험을 들어 놓았다.

경찰측은 "아센다스 코리아가 일단 포괄적 관리책임이 있고 보험을 들어 놓은 만큼 피해보상에 주도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아센다스 코리아와 샘스사 관계자들이 이날부터 이천시 공무원들과 접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불을 낸 용접공 2명을 구속한 경찰은 이날 샘스사 김모(46)과장 등 5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경찰은 아센다스 코리아와 SH자산공사의 입건 여부는 좀더 수사가 진행된 뒤 결정할 방침이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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