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엔 그가 항상 나타난다. 세계 자동차 업계가 르노-닛산 카를로스 곤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곤 회장은 그간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이 났다. 이런 위기의 리더십을 인정받아 그는 최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회장으로 선출된 데 이어, 내년 1월부터 프랑스의 경쟁기업인 푸조씨트로엥(PSA) 회장직도 맡게 됐다.
그는 몰락하고 있는 공룡 GM의 차기 회장으로도 거론된다. 특히 지난달 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오토쇼에서 "자동차 산업의 현 위기가 각국 자동차 업체들 간의 통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날린 이후, GM의 구원투수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 '병든 공룡' 닛산자동차를 부활시킨 곤의 '실행 리더십'이 미국 입장에선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BMW의 노버트 라이트호퍼 회장, 포르쉐 빈델린 비데킹 회장도 위기에 빛나는 경영자로 꼽힌다. 라이트호퍼는 지난해 BMW 회장직에 취임하자마자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예상하고 2,500명을 감원하는 등 올해까지 8,100명을 구조조정했다. 이는 지금까지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기 속에서 BMW가 버틸 수 있는 힘으로 작용했다.
비데킹 회장은 세계 M&A 역사상 한 획을 긋는 성과를 이뤄내며 일약 스타 경영인으로 떠올랐다. 다윗에 비교되는 작은 스포츠카 회사인 포르쉐가 아우디, 폴크스바겐, 람보르기니 등을 소유한 골리앗 폴크스바겐 그룹을 인수한 것이다. 그는 재무통답게 효율성을 기초로 구조조정을 단행해 몸집을 줄였고, 포르쉐는 곧 매출이 6배, 주식은 20배 이상 뛰면서 가장 경쟁력 있는 자동차 메이커로 떠올랐다. 그의 눈부신 리더십 덕분에 세계 자동차 시장이 메르세데스 벤츠, BMW, 도요타와 함께 포르쉐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위기의 리더십은 국내 완성차 업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위기일수록 과감한 구조조정과 빠른 판단력, 강력한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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