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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디지털 전환 '겹겹 난제속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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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디지털 전환 '겹겹 난제속 스타트'

입력
2008.12.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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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으로 시한이 못박힌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바라보는 장밋빛 전망들은 과연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흑백TV가 컬러TV로 바뀐 이후 가장 큰 변화인 방송의 디지털 전환. 생산유발효과 143조원, 고용유발효과 98만명 등 지상파 방송이 아날로그 전송을 종료할 경우 얻어질 것이라 예상되는 효과는 화려하다.

하지만 공급자는 물론 방송의 수용자들도 모두 참여(디지털TV 구입)해야 하는 전 국민 대상 대형사업임에도 정부가 선진국들의 시행 시기에 맞추려고 무리하게 시한을 정했고, 이로 인해 빚어지는 방송사들의 재원 조달 문제가 자칫 디지털 전환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팽배하다.

■ 방송사들 "예산 세울 엄두도 안 나는데…"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와 방송사,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디지털방송활성화추진위원회가 지난주 발족함에 따라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사업의 출발신호가 울렸다. 추진위는 2012년까지 완벽하게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할 수 있도록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대국민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작 사업 주체가 될 방송사들의 입장은 난감하기 그지없다. 경제불황으로 프로그램을 축소 개편하고 비상경영을 선언한 지상파 3사는 시설투자 및 고화질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갈 1조7,000억여원의 재원을 마련할 길이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 전환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김석두 KBS 기술전략기획팀장은 "재원을 마련할 길이 없는 지상파 방송사의 입장에서 2013년부터 완전 디지털방송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너무나 많다"며 "KBS의 경우 난시청 해소 시설 교체도 겨우 14%밖에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이 재원 확보로 고심하고 있지만 정부를 비롯해 딱히 이를 해소할 방법을 내놓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 다만 KBS 수신료 인상이나 광고환경 개선 등의 간접적인 방안으로 방송사의 짐을 덜어주겠다는 정도만 거론되는 수준이다.

이효진 방송통신위원회 디지털전환과 과장은 "시간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며 방송사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정부차원에서도 우려가 많다"며 "정부가 예산으로 지원할 수 없는 만큼 수신료를 현실화하고 광고제도를 개선하는 쪽으로 궁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소득층 지원책, 대국민 홍보 중요

재원 문제가 해결되어도 정작 소비자들이 아날로그 방송을 2013년부터 더 이상 시청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디지털TV를 새로 구입하거나 케이블을 통한 시청을 위해 필요한 셋톱박스를 달지 않으면 디지털 전환 목표는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은 "수 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도 고민이지만 여전히 31% 정도의 시청자만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알고 있으며, 디지털TV의 보급률도 30% 정도에 그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최선욱 디지털TV코리아 전략기획실장은 "만일 제대로 홍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상파로만 시청하는 387만 세대가 2013년부터 TV를 제대로 못 보는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그냥 맡겨두기보다 적극적으로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심지어 TV를 판매하는 곳에서도 전환시점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고비용의 디지털TV를 감당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지원책과 고령층에 대한 집중 홍보도 꼭 필요하다" 며 "아날로그 전송이 끝나는 2012년은 올림픽과 대선이 있는 해여서 더 적극적인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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