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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업계 빅뱅/ 현대·기아차그룹 "살 길은 소형차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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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업계 빅뱅/ 현대·기아차그룹 "살 길은 소형차뿐"

입력
2008.12.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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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최근 시간이 날 때마다 소형차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심해지면서 대형차가 지고, 소형차가 뜨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유독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ㆍ기아차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판매를 늘리고 있는 것은 소형차 부문이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대형세단 제네시스의 경우 5,000억원이라는 대규모 개발비용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아반테, 베르나, 쏘울, 모닝 등으로 이어지는 '작지만 강한 차'라는 핵심 역량이다. 이미 소형차 위주로 생산라인을 집중하고 있는 GM대우를 비롯해 쌍용차와,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도 이곳에 집중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하지만, 이게 곧 전부는 아니다. 이미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로 미국 빅3는 물론, 고급 브랜드를 추구하는 BMW와 아우디 등도 소형차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업체들은 미국시장에서 고연비 효율의 차량에서 가장 큰 경쟁력을 갖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소형차로 승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예전보다 경쟁자가 휠씬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막대한 자금지원을 등에 업는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할 경우, 향후 미국은 물론 신흥시장에서도 계획만큼 시장 장악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기술력 차이는 3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중국 자동차가 미국 빅3 자회사들을 인수할 경우 사실상 동등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친환경차는 선두주자인 일본차에 밀리고, 소형차는 중국차에게 바짝 추격 당하는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박사는 "내년부터는 미국의 빅3조차도 경쟁력 있는 소형차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자동차시장 위기가 국내 완성차업계에 유리한 것만이 아니다"면서 "앞으로 소형차 개발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핵심역량을 집중하느냐가 생존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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