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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뮤지컬 '중견의 힘'/ 곰삭은 연기… 무대 이끄는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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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뮤지컬 '중견의 힘'/ 곰삭은 연기… 무대 이끄는 카리스마

입력
2008.12.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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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영화 등 대중매체에선 중견 배우들이 여전히 맹활약하고 있지만, 공연계는 그간 이런 트렌드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급속한 성장세로 인력난이 만성화된 뮤지컬계에서 나이 든 조역을 노련하게 소화할 중견 배우를 찾기는 쉽지 않은 일. 하지만 최근 히트 뮤지컬을 중심으로 맞춤옷처럼 잘 어울리는 역할을 맡아 안정된 연기와 카리스마로 공연 수준을 높이고 있는 중견 연기자들이 종종 눈에 띈다. 뮤지컬계에서도 중견의 힘이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27일 폐막 예정으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은 한 유대인 아버지의 가족 사랑을 그린 따뜻한 내용, 그림 같은 무대와 더불어 한 배우의 뛰어난 연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탤런트 노주현씨와 번갈아가며 주인공 테비에로 무대에 서고 있는 김진태(57)씨 이야기다. 벌써부터 내년 뮤지컬 관련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김씨는 1970년대부터 '포기와 베스' '에비타' '레미제라블'의 주인공을 맡는 등 한국 뮤지컬 역사 초창기부터 무대에 서 왔다.

정식 라이선스 공연은 아니지만 10년 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도 테비에를 연기했다. TV와 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 중인 그는 뮤지컬계가 활기를 띠는 요즘 주조역으로 맹활약하고 있어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올해만도 '러브' '마이 페어 레이디' 등 바쁜 무대 스케줄을 소화했다.

불경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내년 2월 22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여주인공 엠마의 아버지 덴버스 경 역의 김봉환(55)씨는 젊은 주역 연기자들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4년 초연과 앙코르 공연을 제외하고 2006년부터 꾸준히 이 역할을 맡아온 그는 지난해 화제작인 '스위니 토드'에서도 주인공의 복수 상대 터빈 판사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1970년대 후반 '딱다구리 앙상블'이라는 혼성 3인조 그룹으로 활동한 그는 '브로드웨이 42번가' '사운드 오브 뮤직' '오페라의 유령' '올슉업' 등에 출연했다.

최근 개막과 함께 흥행작으로 떠오른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내년 2월 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는 재미의 상당 부분을 중견 배우 한 사람이 책임진다. 성형외과 의사 이공학을 연기하는 김성기(43)씨는 이 작품의 웃음 코드 담당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 '맨 오브 라만차' '태풍' 등에 출연했던 김씨는 '벽을 뚫는 남자' '마이 페어 레이디'에 이어 '미녀는 괴로워'에서도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뮤지컬단이 17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일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출연진 중에도 눈에 띄는 중견 배우가 포함돼 있다. 겁쟁이 사자 역을 맡은 송용태(56)씨로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두 차례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실력파다.

결국 주목받는 작품 뒤엔 경험 많은 중견 배우들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로, 이들은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로 배역을 안정되게 소화할 뿐 아니라 후배들에 모범을 보이며 전체 프로덕션의 안정도를 높인다는 게 뮤지컬계의 평가다.

'오즈의 마법사' 연출자인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송용태씨에 관해 "배우로서 캐릭터 소화뿐 아니라 생활면에서도 후배들에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능수능란하고 깊이있는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중견 배우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한국 뮤지컬계의 성숙도와 질적 완성도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라면서 "프로듀서들이 젊은 배우 못지않게 중견 배우를 더 많이 발굴하고 육성해야 뮤지컬계가 탄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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