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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켐스 매각 반대하던 노조에 16억 위로금/ 박연차씨 '돈주고 입막음'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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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켐스 매각 반대하던 노조에 16억 위로금/ 박연차씨 '돈주고 입막음' 의혹

입력
2008.12.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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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이 2006년 농협 자회사 휴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매각에 반대하는 휴켐스 노동조합에 노조발전기금을 제공하고 입막음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 중이다.

농협중앙회 노조 고위관계자는 10일 “휴켐스 매각 당시 노조위원장이 박 회장으로부터 노조발전기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근 검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각 당시 휴켐스 노조위원장 김모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

농협 노조 등에 따르면 농협이 2006년 5월15일 자회사인 휴켐스를 1,777억원을 받고 태광실업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자 휴켐스 노조측은 신분보장과 보너스 등을 요구하며 실사를 저지하는 등 매각에 반대했다. 그러나 그 해 7월28일 태광실업이 MOU 가격보다 127억이나 낮은 1,650억원에 본계약을 체결했고, 노조는 반대입장을 거둬들였다.

농협 노조 관계자는 “2006년 4월 휴켐스 노조 측에서 먼저 찾아와 태광실업으로의 매각을 반대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어느 순간 매각반대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이후 휴켐스 최종 인수가격은 1455억원까지 낮아졌다.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는 휴켐스 사측이 매각 직전 노조측에 위로금조로 15억9,300만원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이 박 회장이 제공한 것인지도 조사하고 있다.

농협과 휴켐스측은 “노조원들에게 위로금을 제공하는 바람에 휴켐스의 자산가치가 떨어졌고 자산감소 부분이 반영돼 최종 계약금액이 MOU가격보다 떨어진 것일 뿐”이라며 “회사가 지급한 위로금은 박 회장과 아무런 상관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 외에 박 회장이 회사 인수 후 노조측에 별도의 발전기금을 제공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1일 박 회장에 대해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박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5시간 가량 조사한 뒤 밤 11시께 돌려보냈다. 박 회장은 세종증권 및 휴켐스 주식 차명거래와 홍콩법인 배당금 800억원에 대한 소득탈루 등을 통해 200억원대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세종증권 주식거래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고, 휴켐스를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금품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박 회장은 조사과정에서 일부 탈세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농협이 증권회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감독기관인 농림수산식품부(구 농림부) 장관 등 고위층을 상대로 로비했는지 밝히기 위해 당시 농림부 담당 국장이던 정모 본부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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