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일가족 참사를 빚은 미국 신예 전투기 F/A-18 호넷은 8일(현지시각) 정오께 공군 관제탑과 교신 직후 주택가를 덮쳤다. 이 사고로 샌디에이고 외곽 주택가 윤모(37)씨의 집 등 주택 2채와 자동차 4대가 전소되고 다른 주택 1채가 부분 파손됐다.
이 사고로 윤씨의 집에 있던 부인 이모(36)씨와 각각 2살, 1개월 된 딸 등 3명이 숨졌으며, 이씨의 산후조리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온 친정 어머니는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시민권자인 윤씨는 사고 당시 자신이 운영하는 커피숍에 있어 화를 면했다.
참변을 당한 윤씨 가족은 한 달 전에 이곳에 이사 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 안타깝게 했다. 현지 한인들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윤씨와 결혼하면서 미국에 왔으며 지난 달 10일 둘째 딸을 출산했다.
사고 직후 주택가에서는 검은 연기가 소용돌이치며 치솟아 올랐고 연기는 1시간 가량 계속 뿜어져 나왔다.
LA총영사관은 이날 오후 현지 당국으로부터 사망자들이 동양계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현지에 강후원 영사를 급파했다. 강 영사는 현지에서 윤씨 등 가족들을 만나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향후 보상문제 등을 논의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사고기는 당초 사고현장에서 3㎞ 정도 떨어진 미라마 해병비행장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교신이 끊어진 뒤 추락했다. 사고기 조종사는 비상탈출에 성공해 목숨을 건졌으나 아직 사고원인 등은 규명되지 않았다.
미 당국은 기체 결함과 조종 미숙 두 가지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조사하고 있다 사고기의 추락지역은 샌디에이고 한인타운에서 차로 10분 가량 떨어진 곳으로 학군이 좋아 한인 거주 선호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사고 전투기가 착륙할 예정이던 미라마 비행장은 미 유명 배우 탐 크루즈가 전투 조종사 역할을 맡아 주연한 영화 '탑건'의 촬영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미F/A-18(호넷)전투기는 F-14를 보완해 개발된 방공 및 공격용 전투기로 미 해병대의 주력기다. 소형에다 비교적 가벼워 공대공 또는 공대지 임무수행에 적합하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미 해군 에어쇼에 참가했다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는 등 잇단 추락사고의 불명예도 갖고 있다.
L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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