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미국 국무장관으로 공식 지명된 이후 처음으로 8일 국무부를 방문한데 이어 저녁에는 워터게이트 사저로 찾아가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과 저녁을 했다. 힐러리가 라이스 장관과 대면한 것은 3주전 글래머 매거진이 뉴욕에서 주최한 '주목할만한 여성' 시상식에 함께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라이스 장관이 막 인도, 파키스탄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점에서 인도 뭄바이 테러 등 중동, 서남아시아의 정세가 주된 의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MSNBC는 두 사람이 한때 양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돼 '콘디 대 힐러리'라는 흑백 여성대결 구도의 주인공이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만남"이라고 전했다. 힐러리는 또 민주당 경선 중 이라크 정책 등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신랄히 비판해 부시 정부의 외교 수장인 라이스 장관과의 불편한 관계가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힐러리는 1990년대 말 스탠퍼드대 신입생이었던 외동딸 첼시와 함께 학교에 가 당시 이 대학 교무처장으로 있던 라이스를 처음 만났다. 라이스는 서남아 순방을 마친 뒤 7일 a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힐러리가 막 대학에 입학한 딸을 데려와 인사 시킨 이후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소개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힐러리가) 아주 대단한 인물"이라며 "지적 능력이 탁월해 국무장관의 임무를 훌륭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가 국무부를 방문한 시간에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내정된 수전 라이스도 국무부 청사를 방문해 호사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유엔대사가 직제상 국무부 소속이면서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장관급으로 승격됐다는 점, 유엔대사 내정자가 인준 받기 전 국무부를 방문해 브리핑 받는 것은 드문 일이라는 점에서 힐러리와 라이스의 껄끄러운 관계가 새 정부에서도 계속될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라이스 내정자는 빌 클린턴 정부 때 국무부 아프리카 차관보를 지냈으나 민주당 경선 때는 처음부터 버락 오바마를 지지해 힐러리 캠프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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