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출직 공무원들의 역사 상식이 F학점이란다. 한국 어린이들도 풀 만한,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의 적국이었던 두 나라는?"이란 문제에도 31%가 틀렸다나. 미국 역사는 이백년이 조금 넘을 뿐이지만, 우리 역사는 뻥튀기면 반만년이고, 역사적 기록에만 근거해도 이천년이 넘는다. 서민들로서는 아니꼽게 쳐다볼 수밖에 없는 '연금법 개악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공무원들의 역사 상식은 어느 수준일까? '국영수'의 의붓동생 취급을 받는 게 '국사'다. 국사 교육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 오랜 독재 때는 독재정권에 맞게 각색된 역사를 배웠고, 1987년 이후도 교과서와 교사에 따라 중구난방이었다. 요새는 MB정권에 맞게 각색중인 모양이다.
그나마도 학교를 졸업하면 땡이다. 대 국민 역사 교육을 담당했던 텔레비전 사극이 황당무계 팩션 파노라마가 된 지도 오래다. 스스로 여러 역사서를 찾아 읽으며 공부하지 않는 한 제대로 된 역사 상식을 갖기란 버거운 상황이다. 미국 출제기관 의장은 "상식도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정책을 결정하겠느냐?"고 비난했다는데, 일반 국민들은 상식을 몰라도 공무원들은 알아야 한다는 소리 같다. 정책을 결정하는 우리나라 공무원들도, 역사 지식은 어떤지 몰라도 상식은 매우 부족해 보인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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