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6일(이하 현지시간)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를 계기로 미국 등 주요국 주식 시장에서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의 이른바 신뉴딜 정책 발표 이후 미국, 영국 등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8일 미 다우지수는 8,934로 전 거래일 대비 298포인트(3.46%) 급등, 이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9,015까지 올랐다가 장 막판에 하향곡선을 그렸다. S&P500지수도 909로 전 거래일 대비 33.63포인트(3.84%) 상승해 지난달 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150억달러 구제안 처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GM과 포드의 주가는 각각 20, 24%나 솟구쳤다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의 FTSE100지수는 6% 오른 4,300으로 마감됐고 프랑스의 CAC40지수와 독일의 DAX지수는 각각 3,247, 4,715로 8.7%, 7.63% 올랐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8일 411포인트(5.20%) 폭등한 데 이어 9일 장중 한때 8,490까지 치솟았다. 상하이 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2,090, 15,044로 3.57%, 8.66% 올랐다.
세계증시가 며칠째 급반등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는 낙관론이 힘을 받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세계 각국의 주식시장에서 바닥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잇따라 타전했다.
WSJ는"자산운용사 레그 메이슨의 펀드 매니저인 빌 밀러, 로이트홀드 금융그룹의 스티브 로이트홀드 회장, 시장 평가 기관 비리니 어소시에츠의 애널리스트인 라즐로 비리니 등 유명 금융 전문가들이 이달 들어 미 증시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보도했다. 15년 연속 S&P지수 상승률을 추월해 월가의 전설로 통하는 펀드 매니저 빌 밀러는 1일 "최악의 순간이 지났다"고 선언했다.
FT는 "산적한 악재들에 쌓여 있는 상황에서 미 증시가 바닥에 도달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이번 랠리는 이전에 비해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도 "투자자들은 각국의 증시가 바닥을 다지는 과정을 보고 있다"며 "실물 경제가 여전히 최악이지만 주식 시장은 선행성을 갖는다는 특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WSJ은 증시조사기관 로리 리포트의 폴 데스몬드 회장을 인용, "증시 바닥론은 3월에도, 7월에도 있었다"며 "진정한 바닥을 알리는 신호인 투자자의 매도 소진이나 매수세의 증가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WSJ은 "미 증시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가 바닥 신호가 가까웠다고 언급했다"며 "확실한 것은 바닥론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전문가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팀 하이에스 최고 투자전략가는 이달초 "아직까지는 바닥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모든 신호가 바닥 쪽을 가리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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