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팔아 남긴 이윤으로 굴러가는 기업들에게 반토막 경영지표는 사실상 사망선고에 가깝다. 하지만 이미 곳곳에서 반토막난 통계들이 확인되고 있다.
먼저 수익성.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1,642개 상장법인들의 올 3분기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이자손익이나 환차손 같은 영업외 이익을 감안해 법인세를 내기 직전의 최종 수익)은 2.8%로 2분기(6.7%)에 비해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1,000원 어치 물건을 팔아 2분기에는 67원을 남겼지만 3분기에는 28원만 남았다는 얘기. 1~9월 평균(5.46%)으로 비교해도 지난해(8.71%)보다 3분의1 이상 줄은 수치다. 유가와 환율 고공행진 덕에 외형상 매출은 늘었지만 비용 증가로 정작 중요한 수익은 절반 수준으로 줄은 셈이다.
수출 역시 급감세다. 올 들어 매달 20% 이상 급증세를 보이던 수출은 지난달 무려 18.3%(전년동기 대비)나 감소해 충격을 줬다. 27.3%나 줄어든 최대 수출시장 대(對)중국 수출을 필두로 주요 수출 대상국들이 모두 경기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 수출품인 정보기술(IT) 제품은 컴퓨터가 55%, 가전이 51%, 반도체가 44%의 수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국내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수출증가율을 -2~3%대로 보고 있는데 2003년 이후 매년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여온 것과 비교하면 반의 반토막도 안되는 수준이다.
경기침체는 제품 주문을 줄여 기업의 미래마저 어둡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품목인 선박조차 최근 수주량이 급감하고 있다. 영국 해운ㆍ조선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 1~10월 선박 수주량은 587척(1,640만CGT)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CGTㆍ표준화물선환산톤 기준) 감소했다. 올 9월 이후 수주 급감세를 감안하면, 올 수주량은 지난해(1,179척ㆍ3,210만CGT)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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