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어렵고, 어느 정도나 주저앉은 것일까. 곤두박질 치고 있는 한국경제는 어디까지 내려왔을까.
세계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제불황 여파가 한국 경제를 송두리째 '반토막' 냈다. 증시 부동산 자동차 조선 등 업종을 가릴 것 없이 짧게는 한두 달 전, 길게는 1,2년 전에 비해 시장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 연 7%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던 야심찬 포부도 국내외 경제 불황 여파로 이미 4%대로 내려앉았고, 시간이 갈수록 경제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 내리막이 끝나지 않은 2008년 12월 한국경제는 '반토막' 경제의 터널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다. 한국경제 자체가 '작아지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3면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빚어진 세계 금융위기의 불똥이 가장 세게 튄 곳은 국내 금융시장. 지난해 12월28일(종가 1,897.13) 장중 한때 2,085.45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9일 1,105.84로 마감, 1년여만에 반토막이 났다. 안정적인 수익을 자랑하던 '선진국 펀드'와 '원자재 펀드'마저 금융위기 한파 속에서 평균 50% 안팎에서 최고 80%에 가까운 손실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서울 강남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호가가 빠진 급매물이 속출하면서 '집값 반토막 시대'를 알리고 있다. 최근 서울 수도권의 거래량과 거래금액도 1년 전에 비해 50% 가량 뚝 떨어졌다. 특히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의 추락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높여가고 있다.
잘 나가던 업종들도 '반토막'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수입차의 경우, 지난달 신규 등록대수가 2,948대로 1년 전에 비해 44.3%나 감소했다. 최대 호황을 구가하던 조선업계도 '반토막'으로 절단이 난 수주 실적에 울상이다.
기업 실적의 속내를 살펴봐도 '반토막'의 흔적은 남아 있다. 한국은행의 3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 상장ㆍ등록기업들의 매출액세전수익률이 2.8%로 2분기(6.7%)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1만원짜리 물건을 팔아 670원의 이익을 내던 것이 3개월 만에 280원으로 쪼그라들게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반토막'이 끝이 아니라는 데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한상완 산업전략본부장은 "이번 경제 위기는 가계 대출과 주택ㆍ자산 디플레와 같은 가계버블로 인한 탓이 크기 때문에 골도 깊고,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질 공산이 있다"며 "실물 경기는 이제 막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으며, 앞으로의 실물경기 회복은 국내외 금융위기 극복 속도와 제3국가의 외환위기 충격 여부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강민석 수석연구원도 "국내외 금융ㆍ경제 여건이 전체적으로 회복 국면에 들어서지 않는다면 부동산과 제조업 등 산업계 침체의 골은 당분간 더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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