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지가가 210억원 어치의 주식을 대학에 기부해 만든 장학재단에 140억원의 증여세가 부과돼 장학재단이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했다.
9일 아주대에 따르면 ㈜수원교차로 창업자 황필상(61)씨는 2002년 8월 모교인 아주대에 자신의 회사주식 90%(200억원 상당)와 현금 10억여원을 기증했다.
아주대는 이 돈으로 구원장학재단을 설립했고 이 재단은 주식의 이익금 등으로 6년간 아주대와 서울대, 한국과학기술대 등 19개 대학 733명의 학생에게 41억여원의 장학금 및 연구비를 지원했다.
황씨는 당초 주식을 모두 기부하려 했으나 아주대 측에서 대학이 기업체를 운영하는 것에 난색을 표해 10%의 주식을 돌려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6년 만인 올 3월 이 장학재단에 대해 세무조사가 실시된 후 140억여원의 증여세 통지서가 날아왔다.
수원세무서는 장학재단에 대한 기부라도 현금이 아닌 주식일 경우 무상증여에 해당된다며 자진신고하지 않은 데 따른 가산금을 포함해 증여액의 65%에 해당하는 140억여원의 증여세를 부과하고 주식과 재단의 재산을 압류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공익재단 등을 이용한 기업의 편법 증여 등을 막기 위해 기업의 공익법인에 대한 기부 가운데 주식이 5%를 초과할 경우 최고 60%의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단은 "장학재단의 명백한 장학지원 활동과 투명한 운영이 드러나 있는데도 거액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며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하고 9일부터 재단 홈페이지와 지원 대학교 등을 중심으로 대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황씨는 "전 재산을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며 "대한민국의 기부문화와 세법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세무서 측은 "이 재단이 장학활동을 한 게 맞고 여러 차례 관련 법을 검토하며 고민도 했지만, 현행 법상 증여세를 부과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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