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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정승영 정산CC 대표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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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정승영 정산CC 대표 '정조준'

입력
2008.12.1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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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승영 정산CC 대표의 역할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의혹의 대상인 태광실업 계열사 경영진 목록에 정씨의 이름이 빠짐없이 올라있고, 실제 회사에서 거액의 자금을 빼낸 역할을 한 사실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 의혹의 핵심 정승영씨

정씨는 현재 국세청이 고발한 태광실업의 탈세 혐의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정씨가 비자금을 조성하고 로비에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씨가 2005년 6월부터 3월까지 디앤에스 대표를 맡아 수십 차례에 걸쳐 40억원 안팎의 회사자금을 빼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씨가 박 회장의 지시에 의해 회사 돈을 빼내 로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가 태광실업 다수의 계열사에서 경영진에 이름을 올려온 것으로 볼 때, 정씨가 다른 계열사에서도 같은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정씨는 김해 출신으로 태진종합건설 대표, 김해관광호텔 대표 등을 거친 후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개발 전무로 자리를 옮겨 2006년 8월까지 재직했다. 이후 박 회장이 농협으로부터 인수한 휴켐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여수에 공장을 둔 주요 정밀화학업체 대표에 부동산개발업체 전무 출신인 정씨가 선임된 것만 보더라도 박 회장의 신임이 얼마나 두터웠는지 알 수 있다. 정씨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 부지 일부를 매입 가격보다 싼값에 노 전 대통령에게 팔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디앤에스와 가야개발 등이 태광실업의 위장계열사로서 박 회장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이유도 정씨와의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다. 가야개발은 2006년 신한캐피탈에 인수된 뒤 정씨가 상임이사로 등재됐다.

검찰은 박 회장이 소유한 건설관련 업체를 집중 조사해 비자금 조성과 정치권 로비 의혹의 실마리를 풀어갈 예정인데, 정씨가 그 의혹을 풀어줄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 검찰 수사 정점은 비자금

검찰은 박 회장의 로비자금 조성 의혹을 쫓아가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출처불명의) 리스트가 떠돈다고 해도 찾아서 볼 생각이 전혀 없다"며 "로비리스트를 찾아본 수사치고 잘 풀리는 수사가 없다는 게 검찰내부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마음을 비우고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회장을 조만간 소환해 일단 탈세 혐의로만 구속할 예정이다. 미공개 정보 이용 부분은 당시 세종증권 매각 정보를 누구에게서 전해 듣고 주식매매에 나섰는지에 대한 입증이 쉽지 않아 곧바로 범죄 사실에 포함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박 회장 수사의 정점이 결국 정치권 로비 부분일 것이라는 점은 검찰도 부인하지 않는다. 박 회장이 관여된 건설업체를 낱낱이 조사하고 있고, 세종증권 주식 매매로 얻은 차익의 쓰임새도 모두 밝히기로 하는 등 의욕을 앞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사할 내용이 너무 많아 '가지치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렇더라도 수사과정에서 드러나는 비자금 조성 및 사용처 부분을 덮어둘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검찰 수사는 탈세와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매매 부분에 이어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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