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국프로농구(KBL)이 출범 13년째를 맞으면서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풍부해졌다. 이에 따라 주전 경쟁도 치열해지고 선수별로 출전시간도 대폭 줄어드는 추세다.
서장훈 문경은 추승균 김병철 우지원 등 내로라는 선수들도 풀 타임으로 뛰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많은 시간을 교체 멤버로 기용되고 있을 정도다.
대학 시절 40분을 다 뛰며 코트를 주름잡던 신인들도 출전시간이 줄어들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제 기량을 맘껏 펼쳐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현상은 외국인 선수 기용에 따른 각 팀 감독의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기왕이면 오랜 시간 코트를 누비며 팀 승리에 공헌하고 싶은 게 당연한 욕심이다. 그렇지만 출전시간이 줄어드는 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출전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체력관리를 할 수 있고, 선수생명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서장훈이 매 경기 40분씩, 한 시즌 54경기를 뛴다면 그만큼 선수생명은 짧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프로선수는 이 같은 추세에 적응해야 하고, 또 짧아진 출전시간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조바심을 버려야 한다. 겸손한 자세로 1분, 1초를 뛰더라도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또한 언제 출전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미리 준비하고 관리해야 기회가 주어졌을 때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우지원은 벤치 뒤에서 늘 워밍업을 하며 '호출'에 대비한다.
최근 들어 일부 스타들이 출전시간이 줄어든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는 근시안적 사고다. 굵고 길면 더 바랄 나위 없겠지만 가늘고 길게 선수생활을 하는 것도 프로에서는 의미 있는 일이다. 출전시간이 줄어드는 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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