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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성장률 전망 발표 연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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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성장률 전망 발표 연기 왜?

입력
2008.12.09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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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9일로 예정됐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를 8일 돌연 연기해 배경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민감한 시기에 성장률 전망이 시장에 과도한 기대를 형성해 이번주 말 있을 금리결정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이유지만 시장은 오히려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앞으로 경제전망 발표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개최 이후로 조정하겠다"며 "내년 경제전망 발표시점도 불가피하게 9일에서 12일로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ㆍ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금통위 개최에 앞서 경제전망을 발표해 시장에 불필요한 혼선을 초래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금리 결정권을 쥔 한은의 전망치를 목 빼고 기다리던 시장은 당장 갖가지 추측으로 무성해졌다. '실제 전망치가 그동안의 예상보다 훨씬 안 좋게 나온 것 아니냐' '전망 발표로 형성될 시장의 기대보다 내심 훨씬 덜 내리고 싶어하는 것 같다'부터 '정부의 기대치와 너무 차이가 커 갈등이 생긴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실제 이날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내년 성장률 2% 이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일각에서는 한은의 전망치가 1%대로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연기 결정에 대한 평가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한은이 그동안 금리 결정에 대해 '여러 변수를 두루 감안한 독립적 의사결정'을 강조해온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의 기대'를 이유로 발표를 갑자기 미룬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채권딜러는 "시장은 이미 0.5%포인트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한은이 그보다 적은 수준(0.25%포인트)을 원한다는 시그널만 확실히 준 셈"이라고 평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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