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주, 훨훨 날아오를 것인가. 날개가 꺾일 것인가.
일단 분위기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8일 건설업종지수는 10.70% 오르면서 코스피지수 상승률(7.48%)을 넘어섰다. GS건설(상한가) 현대건설(11.02%) 대우건설(8.14%) 등 대형사들이 일제히 급등했고, 현대산업 대림산업 삼호도 가격제한 폭까지 올랐다.
건설주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동안 22.9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지난 주 한국기업평가가 건설사의 신용 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하면서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 역시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증권 조윤호 연구원은 "평가사의 기존 신용등급과 실제 건설사에 적용되는 신용 등급 사이에 괴리가 컸다는 점에서 신용 등급이 현실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신용 평가를 계기로 구조조정이 본격화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날 건설업종의 선전 역시 이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특히 신용평가 기관이 신용 등급을 내림에 따라 앞으로 건설업체들은 대주단 가입에 대해 더 큰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그 동안 상당수 건설사들이 대주단에 들었다가 '불량 회사'로 찍힐까 봐 가입을 꺼려왔던 게 사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떨어진 업체들로선 향후 차입 여력 감소, 차입 조건 악화 등으로 점점 돈을 마련하기 힘들어 진데다 이미 꾼 돈에 대한 상환 압력도 더 강해질 게 뻔해, 현실적으로 대주단 가입은 유일한 위기 탈출 방법이 될 수 밖에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대주단을 가입 여부를 떠나, 앞으로 금융기관에서 추가로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주택 사업, PF 대출 관련 부실을 정리를 위한 구체적 자구안을 만들고 이를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줘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구조조정의 큰 파도가 몰려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건설업계가 그 동안 떠안고 있던 부실화 됐거나 부실화 될 가능성이 높은 매출채권과 분양 전 PF 대출 사업장에 대한 정리가 시작됐다고 의미를 뒀다.
게다가 금융 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건설주의 상승세에 큰 도움이 될 게 틀림없다.
금융위원회가 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저축은행의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 1조3,000억원 어치를 매입하기로 하는 등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살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금융 기관에서 돈을 꾸어다 쓴 건설사로서는 자산 건전성 악화라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
하지만 전문가들은 건설업 전반에 대한 접근은 신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중립'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내년까지 좋지 않을 전망이 우세하고 PF 대출 관련 재무 위험도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주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건설업계의 부실 채권과 PF에 대한 정리가 일단락 되는 시점이나 건설 업계가 살아났다는 증거로 삼는 재건축 가격이 상승세가 보일 때까지는 보수적으로 나가야 한다"며 내년 3분기가 그 시기로 지목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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