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성공에 감탄했습니다."
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한 레흐 카친스키(59) 폴란드 대통령은 농업사회에서 최첨단기술 사회로 변화한 한국에 대해 "이제 거리 어디서나 발전상을 목격할 수 있다"며 큰 관심을 표명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내년 한_폴란드 수교 20주년을 앞두고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해 방문했다.
그는 특히 "폴란드의 대한국 교역량은 아시아 국가 중 최고이며 한국은 폴란드 내 최대 투자국"이라며 확대된 경제협력의 성과를 강조했다. 지난해 양국 교역규모는 38억달러로 폴란드는 유럽 내 한국의 4번째 교역국으로 부상했으며 한국의 대 폴란드 투자는 13억달러로 아시아 국가 중 최고다. 최근에는 폴란드가 국산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 겸 공격기를 구입하기로 했으며 내년 바르샤바에 한국문화원이 문을 여는 등 양국의 협력 범위는 안보, 문화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카친스키 대통령이 한국과의 협력에 특별한 관심을 표명하는 것은 두 국가가 지구 반대편에 있으면서도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정치, 경제적 부침을 겪어 왔고 국가안보를 위해 미국과의 동맹 및 협력을 중요시 할 수밖에 없는 처지도 마찬가지다.
특히 그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와 독일의 영향력을 언급하면서 지정학적 위치가 폴란드의 정책을 결정하는 큰 요인임을 내비쳤다. 그는 8월 미국과 체결한 폴란드 내 미사일방어(MD)기지 건설 협정에 대해서는 "러시아 뿐만 아니라 이란 등 불량국가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목적"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는 조지 W 부시 정부가 체결한 MD를 재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카친스키 대통령은 "MD는 이미 미국 정부와 합의됐다"라는 말로 낙관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독일과의 경제적 격차는 폴란드의 유로존(Eurozone) 가입을 지연시키는 걸림돌이다. 유럽연합(EU)에는 가입했지만 유로화를 도입하지 않은 폴란드는 당초 2011년 유로존 가입을 추진했으나 카친스키 대통령은 "너무 이르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로존에 가입하면 독일과의 엄청난 경제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맞춰야 한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2007년 역대 최고인 6.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폴란드는 금융위기 여파로 올해 성장률이 3.7%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폴란드는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며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시설(SOC) 사업이 추진되는 터라 한국의 투자처로도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한 기간 중 카친스키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한승수 국무총리 등과도 만나 원자력발전소 LNG터미널 지하철 도로 건설 등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를 논의했다. 폴란드 자유노조 부위원장을 지냈던 그는 2005년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폴란드 총리를 지냈던 쌍둥이 형 야로슬라프 카친스키와 함께 어린 시절 아역 배우로 활약하기도 했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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