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몇 개 더 붙고 덜 붙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 방송사가 적자 난다고 성인가요 프로그램 다 없애면 가장들은 뭘 보라고요. 20대만 사는 나라도 아닌데 말이야."
그냥 둬도 송대관에게는 바쁘기 짝이 없는 연말인데 올해는 한 술 더했다.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수협회 회장 일 때문이다.
남진에 이어 회장에 선출된 송대관은 트롯 프로그램을 없애는 방송사들 찾아다니랴, 사라진 가수상 되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랴, 자기 공연 스케줄마저 줄이며 부산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에서 만난 그는 "협회장으로서 가수들의 떨어진 권익을 되살리는 게 제일 급선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방송사들이 앞다퉈 가요 프로그램을 줄인 것은 송대관을 비롯한 트롯 가수들에게 큰 타격이다. 송대관은 이 때문에 태진아, 정훈희 등과 함께 MBC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수익 때문에 이러는 거, 방송으로서 할 일이 아닙니다. 그런 프로그램들 다 사라지면 아마도 방송사 소속의 예술단, 합창단들도 설 자리가 없어질 거예요. 그러면 가요의 근간이 사라지는 건 금방입니다. 이런 말을 담당자들에게 했지만 맥 빠지는 대답만 돌아왔죠."
방송에서도 트롯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지자 송대관은 제대로 된 '한국 가요사' 발간을 통해 트롯에 대한 일반의 오해를 풀자는 마음을 먹게 됐다.
"가끔 대학에서 가요사 자료를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는데, 줄 게 없어요. 역사학자들의 도움을 받아서 우리의 트롯이 일본에서 넘어온 것이 아니라 민요와 판소리의 맥을 이은 전통가요라는 사실을 책에 담자는 생각을 했죠. 학생들에게도 자료가 될 수 있는 책으로요. 이미 출판사도 정했고, 곧 선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가수들의 권익을 되찾기 위해선 가수 시상식들을 빨리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중파 방송의 연말 가수 시상식들은 4, 5년 전부터 편파적인 시상 논란이 일면서 없어지기 시작했다.
"영화인은 물론 탤런트, 개그맨까지 모든 예능인들을 위한 상을 여러 언론사들이 주고 있지만 어느새 가수를 대상으로 한 시상무대가 다 사라졌어요. 우리만 밖에서 주워온 자식도 아닌데 말이에요.
이런 게 있어야 가수들이 경쟁도 하고 그러면서 가요계가 살아나는 겁니다. 이럴 바에야 아예 가수협회에서 가요대상을 하나 만들어서 연말에 시상하려고요. 미국에 '그래미 상'이 있는데 코리아에는 '코래미 상' 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올해로 데뷔 42년을 맞은 송대관은 그럴듯한 행사나 기념 투어공연 없이 '40년째'를 보내버렸다. 23, 24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갖는 연말디너쇼에 '데뷔 40년 기념'을 살짝 붙인 이유도 이런 아쉬움 때문이다.
"제 노래뿐 아니라 트롯의 명곡들을 풍성하게 들려드립니다. 팝송도 불러요. 송대관이 무슨 팝송을 부르냐고 하겠지만, 저 정말 잘 불러요. 방송에선 트롯 가수가 팝송 부르면 웃긴다 할까 봐 참았죠. 제 '보조 가수' 태진아도 물론 게스트로 출연하고요. 하하."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