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5일 김정헌(62)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문화예술진흥기금 운용 규정 위반을 이유로 해임했다. 김 위원장은 문화연대 대표를 지낸 민중미술가로 유인촌 문화부장관이 3월 "지난 정부의 정치색을 가진 기관장은 물러나는 게 자연스럽다"며 지난달 역시 해임된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과 함께 직접 거명했던 기관장이다. 문화예술위는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을 관리하는 문화예술계의 최대 지원기구다.
조창희 문화부 감사관은 "내부자 고발 등에 따라 11월 26일부터 12월 1일까지 특별 조사를 벌인 결과, 문화예술위는 국가재정법 및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기금을 예탁할 수 없도록 돼있는 C등급의 금융기관 5개사에 700억원을 예탁, 101억3,000만원의 평가손실을 내는 등 기금을 부적절하게 운용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말했다. 조 감사관은 "지금까지 이런 사유로 기관장이 해임된 경우는 없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방만한 기금 운용에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700억원 가운데 김 위원장 재임시 예탁분은 메릴린치증권 100억원과 한화증권 100억원 등 200억원으로, 손실액은 54억원 정도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5월 감사원에서 금융기관 선정을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로 조정하라는 권고를 받긴 했지만 아직 정식 통보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처구니없는 사유를 들어 막무가내로 해임하는 것은 자리에 대한 현 정부의 탐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문화부 예술정책과장이 9월 문화예술위가 운영하는 뉴서울CC의 전무와 감사로 한나라당 당원 2명을 뽑아달라는 청탁을 해왔지만 거부했다"고 밝히고 "문화부가 결국 코드 인사를 스스로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난했다.
문화예술위는 이날 오광수(70ㆍ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위원을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결정했으며, 문화부는 공모를 통해 신임 위원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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