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7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이천시 대형 물류창고에는 스프링클러와 비상벨 (화재경보음)이 설치됐지만 불이 날 당시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서이천물류센터는 발화지점인 지하층과 지상 1, 2층에 스프링클러 185개를 비롯, 비상벨 31개, 화재감시센서 87개와 소화기 171개 등 소방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했던 지난 5일 스프링클러 등 모든 시설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먹통'이 돼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소방당국은 40여명의 사망자를 낸 올 1월 당시 소방검사 때는 물론 지난 10월 자체 소방점검에서도 비상벨 등 소방시설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조사 보고서를 작성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1월 이천 대형 화재이후 소방안전점검을 정기적으로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지만 안전교육 등에서는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화재 당시 창고건물 지하층의 비상벨이 울리지 않았다"는 현장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소방시설 작동과 적법 설치, 안전점검 부실 여부와 인허가 과정에서의 법규 위반 여부 등에 대해서 수사 중이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이날 용접작업 중 부주의로 불을 내 인명피해를 낸 혐의(업무상 중과실치사상)로 용접공 강모(49)씨와 남모(22)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5일 낮 12시9분께 서이천물류센터 지하층 냉장실 출입문(높이 2.25mm, 폭 2.19m) 전기용접 작업을 하다가 부주의로 불을 내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당초 혼자서 용접을 하다가 불을 냈다고 진술했지만 뒤늦게 남씨와 함께 용접 작업을 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또 창고건물 관리업체인 샘스사 관계자 2명과 이 회사로부터 출입문 설치공사 재하청을 받은 S사 관계자 2명 등 4명을 출국금지했다.
한편 경기도 소방본부는 이날 낮 12시40분께 화재로 실종된 이현석(26)씨로 추정되는 시신1구를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창고건물 지하층 냉장실 근처 건물 잔해 속에서 발견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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