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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조지아 오키프 그리고 스티글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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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조지아 오키프 그리고 스티글리츠

입력
2008.12.0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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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드로호즈스카필프 지음ㆍ이화경 옮김/민음사 발행ㆍ704쪽ㆍ3만8,000원

성녀와 창녀의 이미지 사이. 남자들의 편견과 예술권력에 맞서 매혹적이고도 냉철한 정체성을 확립한 위대한 여성. 화가 조지아 오키프(1887~1986ㆍ사진)의 뜨거운 삶이다. 프랑스 조각가 브랑쿠시의 말대로 "20세기 모더니즘 예술의 신화이자 힘, 해방, 자유의 상징"이라는 그녀의 삶이 격정적인 작품들 속에서 한 편의 소설처럼 살아난다.

꽃잎과 꽃술 등 꽃의 이미지를 여성 특유의 미와 추, 섹스와 연관된 상징으로 결부시키는 그녀의 그림은 남성적 시선의 미의식에 대한 도전이었다. '예쁘다'는 한 마디로 여성의 미를 평가절하해 남성의 아래 두려는 기성의 시선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사진가 스티글리츠의 존재는 그녀의 삶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오키프가 자신의 재능과 미를 이용하기만 한 스티글리츠와 결별하기까지의 이야기는 시나리오처럼 흥미롭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세계를 되찾기로 한 오키프의 결심으로 둘은 갈라서고, 뉴 멕시코의 사막에 정착한 오키프는 본격적으로 대작들을 쏟아내기 시작, 미국 모더니즘의 개척자로 추앙받는다

책은 그녀의 누드를 포함, 스티글리츠가 2년 동안 찍은 사진과 오키프의 작품들을 병치시켜 그녀의 삶을 입체적으로 시각화한다. 오키프의 작품 '붉은 아네모네와 칼라'는 200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620만 달러에 낙찰, 여성 화가로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그녀의 작품은 현재 미술시장에서 상종가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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