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단을 동원해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프랑스가 중국 땅에서 돈을 벌 수 없도록 해야 한다”, “프랑스가 저급한 본색을 드러냈다. 이제 중국이 공격할 차례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6일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자 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글을 띄운 네티즌들은 일제히 프랑스 제품 불매 등 대(對) 프랑스 보복을 외쳤다.
댓글에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첨부되어 있어 “중국이 무시당했다”는 식의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이번 사태를 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4월 파리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당시 성화가 꺼지고, 사르코지 대통령이 개막식 보이콧을 주도하자 진행된 반 프랑스 캠페인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신화통신은 이번 접견을 중국 주권 및 핵심적 국익 침해로 규정,“기회주의적이며 성급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행보는 현명치 못했으며 중국 인민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며 최강도로 비판했다. 중국은 이미 보복을 공언한 만큼 대 프랑스 보복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이며, 양측간 갈등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6일 폴란드 그단스크를 방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달라이 라마와 30여분간 만났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회동은 잘 진행됐고 나는 달라이 라마와 중국 당국의 대화를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나는 프랑스의 대통령으로서, 유럽연합(EU)의 의장으로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지켜야 할 가치와 확신을 갖고 있으며 나의 의제를 독자적으로 결정할 권리도 있다”라며 만남을 문제 삼는 중국에 불쾌한 기색도 보였다.
이에 따라 향후 양국 관계는 중국이 취할 보복의 강도에 따라 험난한 굴곡을 겪게 될 전망이다. 중국의 보복은 확실하다는 뜻이다. 이미 에어버스 구매협상을 취소했던 중국은 향후 추가적인 보복에 나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 .
우선 중국인들은 정부에 고강도 보복을 주문하고 있다. 신화통신 산하 화치우 닷컴의 여론조사에서는 98%의 네티즌이 프랑스와의 정상회담을 거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5일 한 네티즌이 프랑스제품 불매 운동을 제안하자 하룻만에 10만명이 호응했다.
중국 정부는 우선 프랑스와의 정부급 대화를 중지하고 원전 수입 계획 등 양국 협력 사업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중국이 외국 정상의 달라이 라마 접견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인 보복을 하게 되는 셈이다. 4월 진행됐던 프랑스계 체인 까르푸 불매운동, 프랑스 여행 자제 등 대중의 소비자 운동도 재연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마냥 보복의 수위를 높일 수만은 없다. 달라이 라마 접견 문제를 인권 문제 차원에서 접근하는 국제사회로부터 역풍이 일 가능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프랑스 정부의 대응과 국제 사회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보복의 수위를 단계별로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