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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우리 안의 그들' 우리 역사 속에서 함께 했던 이방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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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우리 안의 그들' 우리 역사 속에서 함께 했던 이방인들

입력
2008.12.0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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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근 지음/너머북스 발행ㆍ216쪽ㆍ1만2,000원

"임금이 면복 차림으로 왕세자와 문무의 여러 신하들을 거느리고 궐례를 의식대로 행했으며, 강사포 차림으로 근정전에 나가 조회를 받았다. 왜인이나 양인, 귀화한 회회인 등이 모두 조회에 참여했다."

세종실록에 기록된 어느 날의 일이다. 조선 초만 하더라도 낯설지 않았던 풍경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거란과 몽골의 후예가 조선 초기 전체 인구의 3분의 1 혹은 4분의 1이었다.

역사학자 이희근씨는 " '단일민족'의 신화는 만들어진 역사"라고 한다. 이씨가 '삼국유사' '조선왕조실록' 등은 물론 중국과 아랍의 문헌까지 분석해 정리한 이민족의 한반도 정착사가 <우리 안의 그들> 이다. 중국인의 경우, 왕조의 교체기 등 대륙이 격동할 때마다 한반도로 흘러 들어오는 등 이 땅에는 끊임없는 인종 혼효 현상이 있었다. 국민 개념이 희박했던 고대의 경우, 거의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특히 진한과 변한은 주력 세력이 진나라 유민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왕조시대 이방인들의 문화를 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들의 이주와 스밈의 과정은 가혹한 처벌을 동반하는 것이었다. 책은 양인이면서도 천인이나 진배없었던 소수집단에 대해서도 시선을 돌리고 있다. 관아나 역참 등에서 잡역에 종사하는 7반 천역, 그들과 달리 평민조차도 상종하지 않던 백정이 그들이다. 백정은 도축을 비롯해 사냥과 유기, 가죽 등의 제조ㆍ판매에 종사했으나 생계형 범죄 등의 온상으로 되면서 조선시대의 마이너리티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1999)를 시작으로 <맞수 한국사> 등 한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 대중과 소통하는 역사학의 예를 제시해 오고 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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