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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빅3 실패는 상명하복식 경영 패러다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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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빅3 실패는 상명하복식 경영 패러다임 탓"

입력
2008.12.0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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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들은 너무 오랫동안 엉터리 차를 팔아온 미국 자동차 3사에 분노하고 있다. 많은 국민과 정치인이 '빅3의 몰락'이 몰고 올 엄청난 파장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혈세가 지원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유는 분명하다." 미 주간지 타임이 4일 GMㆍ포드ㆍ크라이슬러로 대표되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몰락 원인을 집중 분석했다.

흔히 미국 자동차산업의 실패 원인으로 ▦소형차 개발 외면 ▦고임금ㆍ고액 퇴직금 등 인건비 부담 가중 ▦강성 노조 ▦연비개선 실패 등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술적 실패를 개선하는 것으로는 미 자동차 산업을 회생할 수 없다는 게 타임의 진단이다.

타임은 '올해가 디트로이트의 마지막 겨울일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자동차산업 몰락의 근본 원인으로 단시간에 개선할 수 없는 시대착오적 경영 패러다임을 꼽았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가 캘리포니아주 프레먼트에 있는 GM과 도요타의 합작 공장이다. 이 공장은 과거 GM의 공장 중 가장 생산성이 낮았던 곳이다. 하지만 1984년 도요타 생산시스템이 정착된 후 동일한 노조원을 고용하고 있었는데도 가장 생산성 높은 공장으로 탈바꿈했다.

도요타의'저스트 인 타임' 생산시스템은 각 생산단계별로 부품 재고를 '제로(0)' 상태로 유지해 경영효율성을 높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방식의 성패는 경영진부터 생산직까지 모두 참여해 재고를 낮추려는 자발적 노력에 달려있다. 미국 MIT에서 생산과정 강의를 맡고 있는 스티븐 스피어는 "도요타의 생산시스템이 작동하려면 최소 이 시스템에 익숙한 300명 이상의 기술자가 필요한데, 이런 인력을 육성하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타임에 말했다.

반면 미 자동차산업은 1920ㆍ30년대 포드의 창설자 헨리 포드와 GM의 기틀을 마련한 알프레드 슬로언의 상명하복식 경영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다. 현장과 유리된 CEO는 다른 기업을 사고 팔거나 직원 확충과 감원 등 숫자놀음에만 매달려 있고, 중간 간부는 상부의 지시대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독일ㆍ일본식 생산기법을 피상적으로 답습한 것도 몰락을 가속화했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일본 생산방식을 모방해 원가 절감을 위해 각 브랜드의 차체와 부품 등을 공유하게 한 것도 결국 모든 하위 브랜드의 동반 몰락을 초래했을 뿐이다.

자동차산업 분야 투자전문가인 닉 기드와니는 "빅3는 원가감축 등 추상적인 경영목표에 매달려 스스로 만들고 싶은 차를 만들지 못했다"며 "미국 자동차가 퇴보하는 사이 독일과 일본차는 훌쩍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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