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실업자 직업훈련시스템을 획기적으로 전환하고자 '직업능력개발계좌제'를 도입, 9월 22일부터 대구ㆍ광주 지역에서 시험실시 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면 직업능력개발계좌제는 그들에게 아직 생경한 제도다. 하지만 제도를 이해하는 이들은 대부분 환영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직업능력개발계좌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직업능력개발계좌제는 구직자 개인의 직업능력개발을 위해 정부지원금을 계좌 형태로 개설해 주는 제도다. 실업자 개인의 책임성 강화를 위해 개인에게 일부 부담을 지우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부가 대부분의 훈련비용을 지원한다. 구직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기 보다는 스스로 훈련과정을 선택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이전 제도와는 구별되는 큰 매력인 것 같다.
제도의 변화와 시장의 반응을 고려하면, 직업능력개발계좌제는 직업훈련시스템에 여러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훈련 기관에 대한 지원에서 실업자 개인에 대한 직접지원으로 지원방식이 변화됨에 따라 훈련기관은 정부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실업자 개인에게 도움이 되는 훈련과정을 개설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또한, 훈련비 단가에 따른 획일적 지원이 자동적으로 철폐됨으로써 그간 실업자 직업훈련이 저비용으로 하향 평준화하던 문제점이 개선돼 훈련의 품질을 높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직업능력개발계좌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다음 사항들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우선 실업자 개인이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취업에 도움이 되는 훈련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훈련기관의 과장 광고를 지양하고 별로 관계가 없는 과정을 선택하는 일을 막아야 할 것이다. 또한 훈련시장의 합리적 관리를 통해 독과점적 폐해를 막고 질 높은 훈련이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 노동부는 현재 각 고용지원센터를 통해 훈련 상담과 훈련정보 제공 강화 등의 시책을 펴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직업능력개발계좌제의 발전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직업능력개발계좌제의 도입은 직업훈련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수요자 중심의 직업훈련제도 정착과 실업자 직업훈련의 품질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도입 초기인 만큼, 모니터링을 통해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노력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제도의 수정과 개선을 통해 제도의 긍정적인 측면이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주섭 노동연구원 연구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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