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강동윤의 기세를 이세돌이 기어코 찍어 눌렀다. 5일 열린 제36기 하이원배 명인전 결승 5번기 제 2국에서 백을 쥔 지난 기 우승자 이세돌이 강동윤을 200수만에 불계로 꺾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이세돌은 또 강동윤과의 상대 전적도 6승 4패로 더 벌리는 덤도 따냈다. 올 여름 물가정보배에서 홍성지에게 큰 코 다친 경험이 있기에 이번 명인전에서는 무척 조심스런 모습이다.
그러나 요즘 이세돌의 바쁜 대국 스케줄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이세돌은 요즘 연말이라 국내외 기전 대국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지난 달에도 거의 이틀에 한 판 꼴로 강행군을 했는데 이 달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일에는 명인전 결승 1국을 마친 후 저녁에 곧바로 상하이로 날아가 2일 중국 갑조 리그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5일 결승 2국을 치른 바로 다음날(6일)에도 바둑왕전 본선 대국이 예정돼 있으며 8일에는 다시 명인전 결승 3국을 벌여야 한다. 또 10일에는 국수전 도전 3국, 그 다음 주엔 삼성화재배 준결승전 3번기가 예정돼 있는 등 연말까지 중요한 대국들이 줄을 잇는다.
아직까지는 타고난 체력 덕분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하지만 알게 모르게 컨디션에 영향을 주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한편 강동윤이 비록 결승 2국을 패했지만 최근 그의 상승세를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강동윤은 지난 10월 열린 세계마인드스포츠대회에서 천야오예, 구리 등 내로라하는 강자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하면서부터 승부에 자신감이 생기고 큰 승부에 강해졌다.
게다가 명인전 결승전이 있기 직전에 부산서 열렸던 제 10회 농심신라면배 2라운드 경기에서 중국과 일본의 강호들을 차례로 물리치며 파죽의 5연승을 거둔 게 컨디션 조절에 큰 도움이 됐다. 게다가 12월에는 당당 랭킹 3위로 올라섰다. 이세돌과 당당히 맞서도 전혀 꿀릴 게 없는 위치에 오른 것이다.
명인전 결승 제 3국은 8일 한국기원에서 열린다. 과연 강동윤이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열심히 달려 1승을 추가하면서 결승점을 향해 한 발 앞서 나갈 지, 아니면 이세돌이 연승을 거두면서 대회 2연패 가능성을 높일 것인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0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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