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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진 폐허서 아내 시신 수습해 오토바이 운반 세계 울린 남편 새 배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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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진 폐허서 아내 시신 수습해 오토바이 운반 세계 울린 남편 새 배필 만났다

입력
2008.12.0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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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국 원촨(汶川) 대지진 당시 희생된 아내에게 극진한 애정을 보여 세계를 감동시킨 중국의 한 남성이 드라마 같은 사랑으로 다시 가정을 꾸렸다.

쓰촨(四川)성 멘주(綿竹)시의 우자팡(吳家芳ㆍ45)씨는 대지진 때 아내의 시신을 자신의 등에 묶은 뒤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다 외신 카메라에 그 모습이 잡혔다. 악취가 진동하는 폐허 더미에서 어렵게 찾아낸 아내의 시신이었다. 당시 외신들은 그에 대해 아내에게 '최후의 존엄'을 선물한 남편이라고 표현했다.

건설공사장 미장공으로 일하는 우자팡은 사건 직후 "어디를 가든 아내의 그림자가 있었다"고 밝혀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후 그의 심성에 반한 중국 전역의 여성 16명이 그에게 편지를 보내 구애했지만 그는 거들떠 보지 않았다.

하지만 광둥(廣東)성 선전시에 사는 류루롱(劉如蓉ㆍ45)씨와의 인연은 남달랐다. 방송을 통해 본 우자팡의 모습에 마음이 끌린 류씨는 우자팡의 전화번호를 어렵게 알아낸 뒤 먼저 전화를 걸었다. 우자팡은 "첫번째 통화에서부터 그녀의 진심이 전달됐다"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新華)통신이 전했다.

이후 둘은 매일 통화를 하면서 사랑을 키웠고, 마침내 11월9일 류씨가 열흘간의 휴가를 얻어 멘주를 찾게 됐다. 류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마중 나온 우자팡을 청두(成都)공항에서 처음 만나 서로 첫 악수를 나누었다. 류씨는 "우자팡의 거칠고 투박한 손을 잡으면서 그가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에 생각이 미쳐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둘은 오토바이를 타고 멘주의 집으로 갔고 마침 우자팡의 집에 와 있던 죽은 아내의 식구들은 류씨를 식구처럼 반갑게 맞이했다.

휴가기간 정을 쌓은 두 사람은 11월 18일 서로 깊이 의지하게 됐음을 확인한 뒤 결혼신고를 했다. 물론 결혼식은 없었다. 류씨는 "당신이 죽은 아내에게 잘 해주었듯 나에게도 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고 일단 일터가 있는 선전으로 돌아갔다. 우자팡은 내년에는 새집을 지어 새 아내와 함께 살 꿈에 부풀어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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