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다. 이런 시절을 헤쳐나가는 데는 어떤 비법이 필요하지나 않을까? 양이 질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양이 질로 전환한다는 법칙마저 있고 보면, <시크릿> (살림 발행)의 장기 약진은 주목을 요한다. 교보문고가 3일 발표한 2008년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이 책은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시크릿>
2년 연속 베스트셀러 1위가 된 책은 도종환의 시집 <접시꽃 당신> 이래 20여년만의 일이다. 이 책은 인터넷서점들의 집계에서도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확고하게 지켰고, 출판잡지인 월간 '기획회의'는 11월호에서 '2008년 출판계 키워드 50'을 발표, 이 책 제목인 '시크릿'을 출판계의 키워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접시꽃>
플라톤, 셰익스피어, 에디슨, 아인슈타인 등 위인들이 이룩한 성공과 부의 비밀을 알려준다는 의도로 씌어진 이 책의 메시지는 단순 명쾌하다. 중뿔난 영웅은 없다는 '안티 히어로'의 메시지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위로요 희망이다. IMF 때보다 더 시리다는 겨울의 꿈인 셈이다.
그러나 이 책의 '오독'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뉴 에이지 계열의 종교 서적인데도 한국에서는 마치 자기계발서인 양 읽히고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이 책의 오류를 지적하는 <노 시크릿> 이란 책을 지난달에 낸 이지성씨는 "불법 피라미드 조직이나 유사 종교 집단에서도 탐독되고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노>
이 책이 국내 서점에 깔린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베스트셀러 수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1년 반 동안 160여만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지방 가릴 것 없이 고른 분포다. 출판사측은 이 책이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은, 미국과는 차별을 요한다는 입장이다.
"순전히 글의 힘으로만 이뤄낸 성과예요. 미국서는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인사가 이 책을 추전하는 등의 영향이 컸지만 한국에서는 입소문의 영향이 더 컸죠. 지난 6월에 저자를 국내 초청하려고도 해봤으나, 외부 연락조차 거부하는 저자 특유의 은둔형 라이프 스타일 때문에 꿈도 못 꿨어요."
<시크릿> 의 성공은 '이 시대 한국인들의 집단무의식과 소통한 책'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한다지만, 한편 턱없이 모호하기도 한 이 책의 메시지는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시크릿' '크리스찬을 위한 시크릿' 등으로 이어져 각 분야의 베스트셀러 반열에 들고 있는 것이다. 시크릿>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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