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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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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평화

입력
2008.12.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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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에 회자되는 말은 얄궂은 데가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고 협동을 강조하면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협동의 약점을 지적한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지나친 앎을 경계하면서, 아는 게 힘이라고 지식의 중요성을 찬양한다. '영국은 신사의 나라'라는 말처럼 황당한 속설도 없다. 몰랐을 때는 영국이 신사들만 사는 나라 같지만, 영국의 역사를 수박 겉핥기로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영국이 '신사적'인 것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

미국에 대한 모든 찬양도 무지의 소치일 때가 많다. 긁어 부스럼이라고, 미국 역사는 살짝만 긁어대도 갖은 악덕을 보게 된다. 인도! 한국인이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열광적으로 다닐 수 있게 된 뒤에 가장 각광 받는 나라 중에 하나다. 인도는 대관절 어떤 나라기에 다녀오는 사람마다 황홀경에 빠져 오는가? 미국 9ㆍ11테러 이후 최대의 테러가 인도에서 발생했다.

인간이 사는 땅 그 어디에도 신비는 없다는 걸 보여주고 말았다. 때로는 '추하고 역겨운 본성'을 가장 나쁜 방식으로 표출하고야 마는 사람이 살고 있는 한, 모든 사람이 싸우지 않고 사랑하며 사는 땅은 불가능하다. 단지 싸우지 않고 살기 위해 애쓸 뿐이다. 우리나라의 평화는 과연 안정되어 있는 건가?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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