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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주 '연말의 미소' 얼마나 오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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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주 '연말의 미소' 얼마나 오래갈까

입력
2008.12.0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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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은행 관련 주가 떠들썩하다. 지난달 21일부터 5일까지 업종별 지수의 등락률을 봐도 은행 업종이 26.84%포인트 올라 전체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금융업(지주회사)과 증권업이 각각 13.44%포인트, 13.37% 포인트 상승해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43% 오르는데 그쳤다.

이 같은 상승세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정책과 자금 지원 등을 통해 금융권 주변에 깔린 불안 분위기를 진정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과 증권 업종의 발목을 한꺼번에 잡았던 건설사 부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금융위원회가 자산관리공사(캠코) 대출채권 1조3,000억원 어치를 매입키로 하며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한국은행은 또 은행이 예치한 지급준비금 예금에 대해 모두 5,000억원 이자(연 2.3%)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는 은행의 수익 개선에 따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 개선하고 은행의 여신 여력을 키워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은행권의 건설사 대주단 가입 승인이 잇따르고, 11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의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0.3~0.6배 수준(시장 평균 0.9배)인 은행업종의 가치는 은행들의 자금조달 관련 위험성, 나아가서는 은행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까지도 반영됐다”며 “정부의 지원이 본격화할 경우 현재 낮은 가치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업종의 상승세는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 동안 조정 폭이 컸던 만큼 반등 추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 본격적 상승 추세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내년 실물경기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은행, 증권사의 자금 사정은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생 조선소, 키코(KIKO) 거래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과잉성장 기업 등 수많은 기업이 구조 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며 “잠재 손실이 현실화하고 은행은 자본 확충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알려진 증권업계의 성적도 신통치 않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9개 증권사(신생사 제외)가 2008회계연도 상반기(올 4월~9월)동안 고객자금이 아닌 자기자본을 주식에 투자해 무려 3,358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형증권사의 손실이 커 체면을 구겼다. 대우증권(손실 1,023억원)은 전체 증권사 손실의 3분의 1에 육박하며, 작년 동기에 주식투자로 벌어들인 71.24%(1,437억원)를 반납했다. 미래에셋증권(손실 392억원) 삼성증권(손실 145억원) 현대증권(손실 585억원) 한국투자증권(손실 277억원) 등이다.

더구나 증권업계는 앞으로 사면초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증권은 그 이유를 3가지로 꼽았다. ▦신성장동력으로 각광 받던 IB업무 영역이 자본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사실상 무너졌고 ▦자산관리영업 역시 주식형펀드, 주가연계증권(ELS)을 중심으로 한 고객 신뢰도 추락, 수수료 인하 압박 등으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고 ▦특히 대부분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형태로 자산 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 증권사는 하나 같이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중립’의견을 제시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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