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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증권 게이트/ 박연차 수사 3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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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증권 게이트/ 박연차 수사 3대 포인트

입력
2008.12.05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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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서 로비 대가로 경제적 이득을 취한 혐의로 노건평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이제 검찰 수사의 무게 중심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사건으로 옮겨지고 있다. 세종증권 매각로비 사건은 청탁 라인이 분명하게 드러난 비교적 단순한 사건인 반면, 박 회장 사건은 여러 의혹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수사팀이 규명해야 할 부분이 숱하게 많다.

박 회장 사건을 전담하고 있는 대검 중수2과는 크게 세 가지 갈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탈세 의혹 수사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2~2005년 홍콩 법인에서 받은 800여억원의 개인 배당금에 대한 소득세를 탈루한 것으로 보고 국세청에서 자료를 넘겨받아 사실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박 회장 본인도 탈세를 일부 시인해 범죄사실에 포함시키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검찰 관계자도 "보통 탈세 수사는 두 달 가량 걸리지만 이번 사건은 관련 내사 자료가 충분히 축적돼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은 농협과 관련한 일련의 의혹 사건이다. 박 회장은 2005년 6~8월 세종증권 주식 197만주를 매집했다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가 현실화된 그 해 말 전량 매도해 178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또 2006년 6월 농협 자회사 휴켐스를 양해각서 체결 때보다 322억원 낮은 가격으로 사들인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휴켐스 인수에 세종증권 주식 차익으로 얻은 자금이 상당 부분 사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박 회장이 정대근(수감 중) 당시 농협 회장에게 직접 금품로비를 벌인 것은 물론, 정 전 회장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물들에게도 손을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과 정 전 회장 사이에 두 차례나 20억원이 오간 흔적을 발견하고 주식 매집 및 기업 인수와 관련한 대가였는지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돈이 로비 자금이나 미공개 정보이용의 이익 배분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오랜 친분관계를 맺으면서 여러 차례 도움을 준 사실로 미뤄 노씨가 이들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살펴보고 있다. 박 회장이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을 덮으려 증권거래소 측에 조사 무마를 시도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그러나 박 회장과 관련한 수사는 탈세 및 농협 관련 의혹을 파헤치는 선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수사 과정에서 박 회장의 거액 비자금이 포착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박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한 다음, 그의 자금 사용처를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당시 정권실세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에게 다양한 목적의 금품 제공 사실이 드러날 수 있다. 이 경우 박 회장과 평소 가깝게 지낸 정관계 인사들과 그에게 정치 후원금을 받은 여야 정치인들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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