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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산협상 한발씩 양보해 접점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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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산협상 한발씩 양보해 접점 찾아라

입력
2008.12.05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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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안과 감세법안 처리 등을 둘러싸고 대치하던 여야가 어제 3당 원내대표ㆍ정책위의장 연석회의를 가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일부 쟁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접근시켰고 오늘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니 타결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경제위기에 대처할 예산과 법안들이 하루가 급한데, 정기국회 회기는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여야는 한발씩 물러서 반드시 접점을 찾아야 한다.

큰 틀에서의 합의와는 별개로 내실 있는 예산 심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여야 공히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시한이 촉박하다고 졸속ㆍ부실 예산 심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전례로 볼 때 우려되는 점이 적지 않다.

첨예하게 대립했던 여야가 정작 세부적인 심의에 들어가면 지역구 예산 끼워넣기 등 잿밥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거품과 낭비 요인들을 찾아내는 데는 무력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여야가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 강행과 저지로 드잡이를 하는 와중에도 지역구 민원예산을 반영하려는 로비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를 보니 이번 예산심의도 싹수가 노란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엊그제 한 예산관련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예결특위위원인 조해진 의원이 쏟아낸 지적들은 국회의 예산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조 의원은 자신을 포함한 예결위원의 70~80%가 예산서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초선으로,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해 예산심의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이뤄진다고 고백했다. 거기다가 정부 자료는 회의 직전에 배포돼 10분의 1도 못 읽는다니 심층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란 애초에 그른 노릇이다. 상임위 예산소위에 출석 한 번 않던 의원이 수 백억원의 지역 예산을 따내는 것을 보고 느꼈을 조 의원의 상심도 이해가 간다.

지난 6개월 간 예결위원 활동을 통해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물같이 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조 의원의 토로에 여야는 공히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상당 부분은 부실한 예산심의 제도의 탓이기도 하다. 예산심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결위 상설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이유다. 지역구 예산 끼워넣기 등의 관행도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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