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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일자리 전쟁/ 해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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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일자리 전쟁/ 해법은 없나

입력
2008.12.05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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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회복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 20대, 30대 세대간 일자리 갈등이 해소될까.

전문가들은 고용불안, 즉 '안전한 차에 승차하고 싶어하고, 더 안전한 차가 오면 모두가 내려서 갈아타고 싶어하는' 현상이 계속되는 한 세대간 일자리 갈등, 그 중에서도 특히 대체가능성이 높은 인접 세대간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김정한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정규직으로 입직하게 되면 정규직으로 옮길 수 있는 확률이 낮기 때문에 너도나도 비정규직은 안 가기 위해 버티고 있고, 가더라도 금세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 탈출하려 한다"며 "일자리 자체가 불안하기 때문에 모두가 이직을 꿈꾸고, 이로 인해 세대간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돈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IMF 때는 구조조정을 해도 그나마 나이 순으로, 거기다 명예퇴직금까지 두둑이 주면서 했지만 지금은 구조조정이 연령ㆍ직급ㆍ퇴직금 불문에다 일상적인 일이 되지 않았나"라며 "경기가 회복돼 일자리가 더 생겨도 일자리의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모든 세대가 이직의 정글에서 헤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앞 세대가 자리를 꿰차고 있어 후배 세대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선배들마저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 문제라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젊은 사람들 입장만 생각하면 대기업들이 구조조정 쫙쫙 하는 것이 나을 수 있겠지만, 이건 문제 해결이 아니다"라며 "이것이야말로 세대갈등의 심화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물론 현실적인 해법을 제안하는 전문가도 있다. 김혜원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규모 신입공채의 시대가 저문 이상, '직장은 함부로 옮기는 게 아니다'는 어른들 말씀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며 "선배들이 20대가 갈 수 있는 일자리를 치고 들어온다면, 20대는 눈 높이를 낮춰 한 템포 쉬었다가 이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선배 세대와 경쟁하는 현명한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우현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도 "20대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서 경험을 하고 대기업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기업 생산성도 확보되고, (신입 교육비용 등) 사회적 비용도 절감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상돈 교수는 "이직을 위해서도 첫 직장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좋은 일자리는 경력으로 채워지고, 일자리를 놓친 청년들은 비정규직 등 덜 좋은 일자리로 가게 되면 청년실업 문제는 대물림 될 수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일자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에 따라 들쭉날쭉 하는 기업의 고용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김정한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외환위기 이후 경력직 위주로 뽑다가 이후 경기가 잠시 회복되면서 반짝 신규채용을 늘렸다가, 다시 경제가 어려워지자 신규를 줄이고 경력직 위주로 뽑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어떤 세대는 인력과잉으로 승진이 힘들고, 어떤 세대는 아예 채용이 안돼 몇년생이냐에 따라 인생이 갈리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능력 있는 사람만 데려다 쓰겠다'는 접근 방식이 아니라, 잠재성 있는 신규 대졸자에 투자하고 좋은 인재를 재생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혜경기자

유병률기자 bryu@hk.co.kr

강희경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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