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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역사적 사명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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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역사적 사명 끝났다"

입력
2008.12.05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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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집권 2개월만에 30% 전후로 급락하면서 집권 자민당이 사분오열 직전이다. 총리에 비판적인 일부 의원이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서는가 하면 "자민당의 역사적 사명이 끝났다"고 말하는 중진 의원까지 나왔다. 야당은 집권을 자신하며 자민당 흔들기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자민당 중진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은 3일 사이타마(埼玉)현 강연에서 "(자민당은) 반공과 경제성장이라는 창당 당시의 역사적 사명을 끝냈다"며 "책임능력을 평가 받아왔지만 아베(安倍)와 후쿠다(福田) 총리가 정권을 내던지면서 통치능력에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보도했다.

가토 의원은 "다음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현 의석 유지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여야가) 대화하는 체제를 갖지 못하면 일본 정치는 암초에 걸릴 것"이라며 초당파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전 관방장관, 와타나베 요시미(渡邊喜美) 전 행정개혁담당장관 등 자민당 중견ㆍ소장의원들도 아소 총리의 경제와 사회보장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이즈미(小泉) 정권의 개혁 노선 계승을 표방하며 아소 총리와 거리를 둔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전 간사장은 새로운 의원연맹을 출범시키며 아소 비판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당은 아소 총리가 얼마 가지 못해 물러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는 1일 "전국에서 자민당의 기반이 강한 곳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소 정권이 길게 갈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자와 대표는 또 "아소 총리가 낙마하면 차기 내각은 총선을 관리할 초(超) 대연립 내각이 될 것"이라며 자민당의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구심력을 잃은 아소 총리가 내년 초 예산안 통과 직후 퇴진할 경우, 여야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선거관리내각으로 중의원 총선을 치른다는 이 시나리오를 자민당의 중진조차도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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