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소말리아 해적 소탕 나선 EU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소말리아 해적 소탕 나선 EU

입력
2008.12.05 04:42
0 0

유럽연합(EU)이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대신해 소말리아 해역 아덴만에서 해적 퇴치를 위한 군사작전에 돌입한다. 하지만 19세기 북아프리카에서 출몰한 해적들을 유럽 제국이 소탕하지 못했듯, 소말리아 해적을 완벽히 퇴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렇다면 실익도 별로 없어보이는 일에 EU가 팔을 걷어 부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은 4일 EU의 해적퇴치 활동이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군사력을 행사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U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안보방위구상(ESDP) 체제 아래 국제사회에서 유럽의 독자적 군사행동을 강화하기 위한 EU 통합군 창설을 추진해왔다. 소말리아 군사작전은 ESDP 체제에서 실시되는 첫 역외 해상 작전인 셈이다.

EU의 독자적 군사행동 강화는 시종일관 프랑스가 주도해 왔다.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토 대신 EU라는 이름으로 군사작전을 수행해야 한다는 게 프랑스의 주장이다. 실제로 프랑스는 소말리아 해적 소탕에도 앞장서 왔다. 올해 4월 항공모함을 동원한 군사작전을 실시해 해적을 소탕했고 10월에는 체포한 해적을 소말리아 정부에 넘겨주기도 했다.

해적 소탕을 EU 군사력을 과시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한 셈이다. 공공의 적으로 간주된 해적과의 전투를 우호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자국의 최신 군함이 해적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독자행보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해적 소탕에 성과까지 낸다면 유럽 안팎에서 긍정적인 반응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반면 EU의 군사력 강화를 두려워하는 쪽은 소말리아 작전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거프리 반 오덴 유럽의회 의원은 "EU의 독자행동은 나토와의 기능 중복 등 불필요한 혼란만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양 강국으로 미국과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중요시해온 영국은 이번 작전을 계기로 프랑스 해군이 영국 해군을 능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 간파한 프랑스는 영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 필립 존스 영국 해군 중장을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회원국간 미세한 입장 차이가 있지만 이번 작전은 국제 안보문제에서 목소리를 내고 싶은 EU 계획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작전이 실패해도 미국 주도의 나토 '프레임' 밖에서 EU가 국제질서를 바로잡는 중요한 조정자라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FP는 분석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