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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주류사업 부문 매각

입력
2008.12.05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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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려온 두산그룹이 주류사업 부문을 매각한다.

두산그룹은 4일 지주회사 전환 요건 충족과 중공업 등 주력사업과 관련된 부품소재 및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소주 '처음처럼'과 국산와인 '마주앙'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주류사업부문을 매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산 관계자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가 있어 매각을 검토하게 됐다"면서도 원매자나 매각 대금 등 구체적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두산 측은 이르면 12월 중 예비입찰 없이 곧바로 본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매각 대금이 6,000억~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 주류부문은 진로에 이어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2위로, 지난해 매출 3,419억원과 영업이익 214억원을 기록했다.

그 동안 시장에선 두산이 유동성 강화를 위해 주류사업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가 미국의 소형 건설장비 제조사 밥캣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자본 차입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다는 소문이 매각설에 힘을 실었다.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주류 매각은 없다"고 말했지만, 결국 주류 부문 매각은 현실이 됐다.

현재 두산은 국내ㆍ외를 포함한 다양한 원매자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OB맥주에 관심을 보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3~4개의 사모투자펀드가 인수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도 주요 인수 대상자로 거론된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오래 전부터 주류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데다, 두산 주류부문이 소주는 물론 청주 와인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롯데마트와 세븐일레븐 등 유통망을 갖춘 롯데로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산은 전자ㆍ주류ㆍ의류ㆍ테크팩ㆍ출판BG 등 5개 사업BG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 7월 출판사업 부문을 매각한 데 이어 9월에는 테크팩을 분할해 팔았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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