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팍팍한데 스산한 바람까지 옷깃을 파고드는 이 겨울, 예술영화로 마음을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번잡한 도심 속 곳곳에는 나름대로 특색 있는 예술영화관들이 자리잡고 있다.
때로는 작가주의적 작품을, 때로는 과거의 추억을, 때로는 트렌디한 고급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바쁜 일상의 시간을 잠시 쪼개 예술영화관을 찾아보자. 먹구름을 찢고 햇빛이 비치듯 돌연한 행복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새로운 랜드마크 된 복합문화공간 - 강남
네덜란드어로 원을 뜻하는 크링(Kringㆍ02-557-8898)은 5개월 전 강남구 대치동에 개관, 새로운 랜드마크 복합문화공간으로 떠올랐다. 거대한 원형 창이 비대칭적으로 뚫린 3층 건물의 겉모습부터 내부 곳곳의 디자인까지, 범상치 않다.
1층에는 64석의 아담한 크링시네마, 전시공간, 컨퍼런스룸이 있고, 2층에는 세미나와 쇼케이스 등을 열 수 있는 300~500석 규모의 빈티지홀, 전시실 크링홀, 테마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놀라운 것은 영화관람료 5,000원만 제외하면, 전시 관람과 핸드드립 커피까지 모두 무료라는 사실. 자율기부금과 영화관람료는 아시아나단편영화제 등에 기부된다. 금호건설이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지은 덕분이다.
크링의 단골 방문객은 40~50대 지역 주부들. 삼삼오오 점심을 먹고 프랑스 영화 한 편과 커피로 오후의 여유를 만끽한다. 두살배기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주부 정모(38)씨는 "건물 자체가 미술적이어서 잠시 쉬어가기만 해도 예술적 충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화~토 오전10시~오후7시 개관.
크링 개관 전에 강남에서 예술ㆍ인디 영화를 즐길 만한 곳은 압구정동 스폰지하우스(02-3444-6640)였다. 극장을 운영하는 영화사 스폰지는 1만명만 들어도 대박으로 치는 작은 극장에서 20만명을 동원한 '메종 드 히미코'(2006)를 비롯해 2007년에는 1만명이 넘게 본 '황색 눈물' '허니와 클로버' 등 일본 영화를 성공적으로 국내에 소개, 안착시켰다.
올해 메가박스, CGV에서 함께 개봉된 일본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도 유독 스폰지하우스에서 점유율이 높았다.
80석 극장과 아늑한 카페가 가족적인데, 네이버 카페에 운집한 회원 4만5,000명의 끈끈한 관계야말로 스폰지의 중심이다. 관객과의 대화, 결코 싸지 않은 희귀 상품을 파는 스폰지숍이 성황을 이루는 이유가 여기 있다.
■ 고급문화와 여유를 즐긴다 - 광화문
온종일 차와 인파로 북적이는 광화문 지역에도 쉼표처럼 예술영화관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신문로를 사이에 두고 가든플레이스 2층 미로스페이스(02-3210-3358)와 흥국생명빌딩 지하 씨네큐브(02-2002-7771)가 마주보고 있고, 삼청동에서 이어지는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는 아트선재아트홀(02-730-3200)이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둥지를 틀었다.
이 영화관들은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나 바를 곁에 두고 있고, 더 넓게 보면 주변에 미술관, 박물관, 고궁이 포진하고 있다. 일정 수준의 문화적 눈높이와 경제적 여유를 가진 주변 직장인, 외국 대사관 직원, 주부 등의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이 형성되는 곳이다.
가령 미로스페이스에서 영화를 보고 칵테일바 '153'에서 파티를 즐기거나, 씨네큐브를 들렀다가 '리틀 시안'에서 퓨전 요리를 즐기고 덕수궁으로 산책을 가거나, 아트선재센터 1층 '달'에서 인도 요리를 맛보고 영화와 전시를 즐기는 식이다.
이 지역 예술영화관의 주된 관람객이 작가주의 영화를 사랑하는 20대 팬이 아니라 30대 '골드 미스'나 '여사님'이라는 사실은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쉽게 드러난다.
광화문 씨네큐브와 이화여대 내 아트하우스 모모를 함께 운영하는 영화사 백두대간의 전지영 과장은 "두 곳 관람객의 평균 연령은 5세 이상 차이가 난다"며 "전원풍의 가족 영화인 '미후네'가 씨네큐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반면 모모에서는 별 호응이 없는 것이 예"라고 말했다.
트렌디하거나 컬트적인 예술영화보다 완성도 높고 진지한 느낌의 영화, 때로는 오래된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 가족관객부터 영화 마니아까지 - 종로
종로 주변은 전문 예술영화관부터 가족 나들이에 적합한 곳까지 다양한 영화관들이 자리잡고 있다.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내 하이퍼텍 나다(02-766-3390)에는 영화배우 전도연, 가수 박진영, 만화가 강풀 등 유명인의 이름을 새긴 자리가 있다.
객석 126석마다 네티즌이 선출한 문화대표의 이름을 새겨둔 것이다. 연말이 되면 한 해 동안 상영된 예술영화 중 호응이 좋았던 작품들을 모아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라는 행사를 진행한다.
조은경 매니저는 "어쩌다 놓친 영화가 있으면 연말 나다에서 본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말했다. 요즘은 송년모임용 단체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다.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02-745-3316)는 일반 개봉영화는 일체 거들떠 보지 않고 '여성감독 특별전' '스페인 영화제' 같은 기획桓?여는 곳이다. 영화평론가 등 전문가와 영화를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찾는 본격 예술영화관인 셈. 청소년을 대상으로 매달 영화 관람 후 영화인과 함께 토론을 벌이는 '영화관 속 작은 학교'도 운영한다. 월요일 휴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온 가족이 갈 만한 예술영화관도 있다. 예장동 서울애니시네마(02-3455-8341)는 2005년 개관한 국내 최초의 애니메이션 전용관. 극장 직원 임주혜씨는 "현재 상영중인 '빼꼼의 머그잔 여행'처럼,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은 가족적인 국산 애니메이션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영화관 내 영상정보실에서 '검정 고무신' '날아라 슈퍼보드' 같은 애니메이션 DVD도 무료로 볼 수 있다. 월요일 휴관.
■ 언제나 젊은이들의 문화공간 - 신촌
"1층 아트마켓에서 아이쇼핑을 하고 2층 갤러리에서 전시회 구경을 하죠. 지하 4층으로 내려와 영화를 보는데 그 전까지 만화책을 보면 하루가 후딱 가요."
홍대 앞 시네마 상상마당(02-330-6263)에서 만화를 보고 있던 최진영(32ㆍ시나리오 작가)씨는 이런 식으로 상상마당에서 하루를 보낸다. '바람의 검신' '소년탐정 김전일' 등 극장 한켠에 놓인 만화만 뒤적여도 몇 시간이 후딱이다.
나비 날개 모양을 상징한 독특한 7층 건물에는 숨결마저 느껴질 듯한 48석의 작은 영화관, 공연장, 갤러리 등이 모여있고 문화교육프로그램도 열려 문화예술을 매개로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한 달에 한두 번 이곳을 찾는다는 유한의(39ㆍ출판업)씨는 "미술 강좌를 수강하면서 함께 듣는 이들과 모임도 갖고 영화도 본다"고 말한다.
고전적인 예술영화를 찾는다면 이화여대 후문에 위치한 필름포럼(02-312-4568)이 제격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문학적인 시네아티스트로 평가되는 에릭
로메르 감독 특별전과 같은 고전영화 기획전이 열려 영화전공자, 예술영화 마니아들이 찾는다. 20주 과정의 영화비평 워크숍도 열린다.
이화여대 지하캠퍼스 ECC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02-363-5333)는 대학생들이 강의 중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장소. '구구는 고양이다' '사과' 등 젊은 감각에 맞는 영화가 오르고, 작은 음악회와 북콘서트 등 이벤트도 열린다.
■ 추억의 스크린들
예술영화가 아니면 어떠랴. 한 시절을 풍미했던 '그 때 그 영화'는 누구라도 다시 한 번 보고 싶기 마련. 이런 추억을 파는 극장이 종로 2가 허리우드 클래식(02-3672-4232)과 서대문 드림 클래식(02-362-3149)이다.
반세기의 역사를 가진 극장들이지만 멀티플렉스로의 전환을 놓치고, 고육지책으로 추억의 영화관으로 재출발했다가 의외의 호응을 얻은 영화관들이다. 두 극장을 운영하는 클래식시네마 김은지 대표는 "인천이나 심지어 천안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40대가 된 남자들의 젊은날 피를 끓게 했던 로망, 성냥개비를 씹어대는 저우룬파(그때는 주윤발이었다), 그의 '영웅본색'을 이곳에서 만나 보시라.
김희원기자 hee@hk.co.kr
강유진 인턴기자(이화여대 4)
■ '루이 말 감독 특별전' 등 프랑스 영화의 '세밑 초대장'
지금 예술영화관에서는 풍성한 프랑스 영화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크링시네마는 프랑스영화 특집으로 7일까지 '은밀한 것들' '미남이시네요' '입술은 안돼요'를 번갈아 상영한다.
2002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출품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은밀한 것들'은 인간 내면의 욕망을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표현한 작품. '입술은 안돼요'는 노장 알랭 레네 감독의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영화이며, '미남이시네요'는 프랑스 국민배우 미셸 블랑의 뛰어난 연기와 세자르영화제 신인감독상에 빛나는 이사벨 메르고의 연출을 맛볼 수 있다. 5,000원.
하이퍼텍 나다는 프랑스 최고의 여배우들을 만날 수 있는 '불여우 열전'을 11~23일 연다. 잔 모로의 '줄 앤 짐', 줄리 델피의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오드리 토투의 '아멜리에' 등 여배우 21명의 영화 30편이 준비돼 있다. 7,000원.
독자적 세계를 구축한 프랑스의 거장 '루이 말 감독 특별전'도 시네큐브에서 진행중이다. 루이 말은 주제와 내용, 연출방식 등 모든 면에서 영화에 참신한 충격을 준 감독이면서도 막상 조국 프랑스에서는 오래도록 평가절하된 불운의 감독이다. '마음의 속삭임'과 '라콤 루시앙'이 상영중이며, 24일에는 대표작 '굿바이 칠드런'이 개봉된다.
이밖에 시네마 상상마당은 18~31일 '음악영화제_음악, 영화를 연주하다'라는 주제로 국내 미개봉된 음악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강유진 인턴기자
■ 저예산 영화? 작품성 높은 영화? 접하기 힘든 영화? … 기준 뭘까
예술과 외설을 가르는 경계가 극히 모호하듯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구분하는 기준도 시대와 사회와 사람에 따라서 달라진다. 예술영화를 다루는 관계자들의 엇갈리는 정의에서도 그 모호함이 드러난다.
우선 영화평론가 오동진씨의 견해. "넓게 봐서 비상업영화이다. 메이저급 배급사의 영화가 아닌 소규모 영화사가 수입한 영화들이라고 본다." 백두대간 전지영 과장의 의견은 결이 좀 다르다.
"한마디로 좋은 영화를 말한다. 오래된 영화일 수도 있고,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가 되기도 한다. 이들 영화엔 반드시 일정한 수의 관객이 있다."
이렇듯 예술영화의 정의가 불명확하다 보니 영화진흥위원회는 예술영화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위원회를 운영, 해당 영화에 예술영화전용관 상영과 관람등급 심의, 수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작품가치가 뛰어나거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문화다양성 확대에 기여한 작품, 예술적이거나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가치가 있는 재개봉 작품 등이 예술영화 인정 기준이다.
그래도 여전히 자의적이고 모호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예술이란 말과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작품들의 심사 신청도 꽤 많다. '주유소 습격사건' '엽기적인 그녀' '스파이더맨',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 '터미네이터3' 등등. '친구'는 재심까지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예술영화 대신 '다양성 영화' 혹은 '작은 영화' 등의 용어도 사용된다. 다양성 영화는 국내 관객들이 쉬 접할 수 없는 유럽, 중국, 일본 영화나 다큐멘터리나 애니메이션 등 상업성이 덜한 장르의 영화를 가리킨다.
적은 제작비가 들거나 상영관을 적게 잡은, 또는 스타 배우가 나오지 않은 영화 등이 규모 면에서 작다는 의미로 작은 영화라는 용어가 쓰이기도 한다. 스폰지하우스의 윤범석 과장은 "예술영화의 기준을 따로 정할 수는 없고 다양성 영화라는 개념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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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영화의 '그늘' 흥행과 먼거리… 편견이 무너진다
영상시인이라 불린 구 소련의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1932~1986)를 아시는지.
1983년 '노스탤지어'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최우수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한 그 난해한 명감독을. 혹 "타르코프스키는 말이야…" 하면서 친구들이나 선후배에게 침을 튀겨가며 문화애호가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애썼던 시절은 없었는지.
또는 그의 영화를 선택하는 만용을 부리며 데이트를 했다가 막상 영화관에서 침을 흘리며 졸던 뼈아픈 추억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어쨌든, 영화계에선 전설이 돼버린 이야기 하나. 1995년 2월 25일 개봉한 타르코프스키의 '희생'은 10만 관객을 불러모으며 1990년대 예술영화 붐의 정점을 이뤘다. 당시 서울 종로의 영화관 코아아트홀은 개봉 첫날부터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혼잡을 빚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코아아트홀을 찾은 관객만 3만명을 넘었고, '희생'을 수입한 영화사 백두대간은 자축 파티까지 열었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까지 전해진다. 타르코프스키에 대한, 아니 예술영화에 대한 1990년대 한국 관객들의 열렬한 애정을 짐작하고도 남을 일화들이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경박함과 천박함이 개성으로 쉬 치환되는 21세기에, 예술영화가 밥 먹여 주냐고. 지금은 허파에 지적 허영심이 가득 들어찬 젊은이들이 거리를 누비던 1990년대가 아니라고. 여기 대해서는 뭐, 좀 유감스러운 답변을 해야겠다. 금세기에도 예술영화가 밥 먹여주는 것을 넘어서 목돈까지 쥐어주는 괴력을 발휘할 때가 종종 있다고.
2006년 개봉한 리안(李安)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을 본 국내 관객은 34만명. 100만은커녕 50만 관객도 안 든 영화가 돈을 벌긴 한 거냐 생각하면 오산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그 해 최고의 대박 예술영화였다.
업계 추정 수입가는 10만달러. 당시 환율로 1억원 가량이다. 그런데 그것도 다른 영화와 소위 '패키지'로 들여온 가격이라니. 추정 매출액은 23억원. 어마어마하다.
최근 사례에도 입이 벌어질 것이다. 지난달 13일 개봉한 스웨덴 영화 '렛미인'은 7만명 가량의 관객이 찾았다. 이 영화의 업계 추정 수입가는 1만 달러. 추정 매출액은 약 4억9,000만원이다.
전국 13개 극장에서 개봉했다가 최근 33개로 늘어난 상영관 수를 감안하면 이 영화의 흥행 기세는 쉬 꺾이지 않을 듯하다. "'렛미인'을 왜 우리가 가져오지 않았는지, 땅을 치고 있다"는 한 영화사 관계자의 질투 어린 말에서 그 흥행몰이를 가늠할 수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과 '렛미인'의 성공은 가뭄에 콩 나는 격 아니냐고?. 물론 예술영화가 뿌리내리기에 이 땅의 자본주의는 척박하기만 하다.
그래서 예술영화들이 찾은 생존법은 '얇고 가늘게 살기'. 예술영화 대부분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8,000명~1만명 가량이다. 극장이 수입의 40%를 가져가는 영화계 관례를 감안하면 수입가 3,000만원을 넘기기 쉽지 않음을 추정할 수 있다.
예술영화에도 관객을 부르는 스타 감독이 존재한다. 리안과 '블루칼라의 시인'이라 불리는 영국 감독 켄 로치가 대표적이다. 특히 리안은 지난해 11월 개봉한 '색,계'로 또 한번 대박을 터뜨리며 확실한 예술영화 흥행보증수표로 자리잡았다.
'색,계'의 국내 관객은 200만 명. '브로크백 마운틴'의 성공으로 수입가도 70만달러에 달했을 것이라고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정도면 블록버스터 예술영화라고 불러도 과하지 않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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