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 마크 파버가 현재 위기를 돈으로 해결해보려는 중앙은행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현재 유동성 경색과 자산 디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지만 미국 중앙은행의 '달러 찍어내기' 때문에 다시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며, 중앙은행들이 저금리를 통한 인위적 부양책을 계속 쓸 경우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이 꼬리를 물고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버는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출범 3주년 기념 국제투자 컨퍼런스 강연에서 이번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을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저금리정책에서 찾았다.
그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펴는 데 있어 소비자물가 뿐 아니라 자산 인플레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그린스펀은 물가만 보고 초저금리를 유지해 막대한 신용을 창출, 모든 부문의 자산에 버블을 끼게 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동시에 저금리를 유지했고 미국의 경상적자가 신흥국으로 흘러가면서 유동성이 넘쳐 거의 모든 나라에서 모든 종류의 자산에 버블이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파버는 벤 버냉키 현 FRB 의장이 '헬리콥터에서 달러 뿌리는 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과도한 빚 때문에 유발된 위기인데 이것을 또다시 완화된 통화정책으로 풀려고 한다"면서 "현재의 유동성 경색 국면이 끝나면 다시 인플레이션이 오고 달러화 가치가 절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존재 목적은 통화가치를 수호하는 것이지 금리를 낮추고 신용을 통해 부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한국은행이 소극적이고 일을 별로 안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로는 금과 금 채굴 관련 주식 등을 들었다. 증시에 대해서는 "내년 경기는 '비극'이겠지만 현재 증시는 이를 모두 반영했기 때문에 30% 정도의 반등은 쉽게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랠리는 어디까지나 일시적 반등이기 때문에 앞으로 10년 동안은 워런 버핏 식 장기투자는 소용이 없고, 팔고 사기를 반복해야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랠리 기회가 오면 100%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경우 증시에 10%, 금에 10%를 투자하는 것이 좋고, 반대로 주식을 미처 처분하지 못하고 많이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재빨리 현금화하는 기회로 삼으라고 말했다.
■ 마크 파버는?
홍콩 소재 투자자문회사 '마크 파버 리미티드'를 운영하고 있는 세계적 권위의 투자전략가. 1987년 '블랙 먼데이'를 예견해 유명해졌고 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發) 금융위기까지 대규모 약세장도 여러 번 예측해 '닥터 둠(Dr. Doom)'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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