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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앨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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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앨리 효과

입력
2008.12.05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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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미국에서 인구론 연구 기초실험의 하나로 초파리 개체수 증가에 대한 연구가 행해졌다. 바나나 조각을 먹이로 넣어 둔 병 속에 초파리를 집어넣고 개체수 증가를 살폈다. 처음에는 급격하게 개체수가 늘어났지만 점차 증가율이 둔화했다.

단순한 먹이 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먹이를 더 넣거나 새 병으로 초파리를 옮기는 등의 추가 실험을 했지만 대체로 S자 곡선을 그리는 개체수 증가의 경향은 변하지 않았다. 생태학의 '밀도효과'(Density Effect), '밀도의존성'(Density Dependence)은 이렇게 해서 발견됐다.

■동물의 개체군 밀도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개체수가 늘어나면 어떤 형태로든 억제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먹이가 부족해져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획득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거나 배설물 증가 등에 따른 서식환경 악화가 주된 요인이다. 애완용 햄스터는 무서운 속도로 번식하지만, 어느 단계에 이르면 어미가 새끼를 잡아먹는 끔찍한 일을 저지른다. 펄 벅의 <대지> 나 영화 <엑소시스트 2> 에 나오는 메뚜기 떼도 밀도 스트레스에 견디다 못한 메뚜기들이 돌연 공격성과 이동성을 띠게 된 결과이다.

■밀도효과의 일반공식은 환경수용력(K)과 최대 허용개체수(N), 최대 증가율(r) 등의 미분함수로 표시된다. K가 낮아지면 N과 r도 떨어지고, 마이너스로도 간다. 인간이 이룬 사회나 조직의 운영원리도 비슷하다. 시장환경이 악화하면 기업의 고용능력은 낮아지고,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한다. 기업마다 'IMF 사태'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아 주로 인원감축 형태로 이뤄질 구조조정 소문과 관측이 무성하다. 이런 분위기에 눌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가 커지고, 그에 따른 심리적 갈등이 폭언이나 폭력으로 이어지는 예도 잦다고 한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사회적 행동이 하등동물에서 주로 나타나는 밀도효과에 좌우될 수야 없다. 다행히 정반대 방향의 밀도효과인 '앨리 효과'(Allee Effect)가 있다. 미국의 동물생태학자 워더 C. 앨리는 개체밀도가 떨어질수록 번식률과 생존율이 함께 낮아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번식에 필요한 짝을 찾기 어려워진 개체군이나 떼 짓기를 주된 생존전략으로 삼는 물고기 등에서 확인되는 상호의존이다. 그는 이를 원용해 인구증가와 경제발전 사이의 긍정적 상관관계를 밝히기도 했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스트레스보다 따스한 마음가짐에 기울어야 하는 게 인간사회다.

황영식 논설위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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