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이나 남대문시장에 가 보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거리와 상점, 호텔이 외국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불황에 울상이던 남대문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고, 식당들 역시 비슷하다. 예년 같으면 비수기여서 한산할 특급호텔의 12월 객실 예약률도 80%를 넘었다.
적자에 허덕이던 관광수지는 10월에 흑자(5억 달러)로 돌아섰다. 일등공신은 일본인들이다. 8월까지 월 평균 20만 명을 밑돌던 일본인 여행객이 9월에 20만 명을 넘어서더니, 10월에 23만 여명을 기록했다. 전체 외국관광객의 3분의 1이나 된다. 11월에도 25만 명 가까이가 한국을 찾았다. 한국관광공사는 12월에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 관광객이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연초에 비해 거의 두 배나 오른 원ㆍ엔 환율 덕분이다. 여행비용이 40% 이상 줄어든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그 이유 하나만으로 오지는 않는다. 어느 나라보다 가깝고, 비록 한 풀 꺾이긴 했지만 한류의 생산지이기 때문이다. 다이내믹한 문화와 거리, 다양한 음식과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도 큰 매력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한국은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한국을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태도 수준'에서 최하위(111위)로 꼽았지만, 그래도 치안만은 확실해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몇 나라에 속한다. 일본, 중국, 태국인들이 서울을 '1년 이내 가장 가 보고 싶은 도시'로 꼽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이런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 명동과 숭례문 일대에 외국 관광객들을 노린 소매치기 날치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 국무부는 홈페이지 여행정보에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서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경고의 글까지 올려 놓았다. 한때 범죄가 들끓었던 이탈리아 로마가 그랬듯, 천하명승지도 안전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모처럼 맞은 관광산업 호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당국의 철저한 단속과 예방이 필요하다.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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