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유라시안 네트워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유라시안 네트워크

입력
2008.12.05 04:29
0 0

벤처 1세대인 이민화 한국기술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국제회의에 참석하다 보면 일본인과 함께 외톨이가 되는 것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양국 참석자들은 타국 대표들과 대화가 거의 없다 보니 조용해지고(silent), 어색한 미소를 지어야 하고(smile), 그러다가 졸게 된다(sleeping)는 것이다. 이른바 '3S현상'이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앵글로색슨, 중국, 이슬람국가, 라틴국가, 슬라브국가 참석자들이 각각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 밀어주고, 지원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되지 않고, 리더십을 갖춘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유라시안네트워크(몽골리안 네트워크)를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7세기 해상세력인 영국 등 유럽국가가 패권을 차지하기 전까지 실크로드(동서 교역로)를 장악한 몽골리안 국가끼리 경제ㆍ외교ㆍ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해 선진국 진입을 앞당기는 모멘텀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첫 발을 뗀 단계다. 이 이사장 등 벤처인 6명이 최근 서울대 인문대의 연구소에 유라시안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협약식을 맺고, 몽골리안 역사 철학 문학 언어 음악 설화 연구를 후원하고 있는 정도다.

▦유라시안 네트워크에는 아시아의 한국 일본 베트남 네팔, 유럽의 핀란드 헝가리, 중앙아시아의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중동의 터키, 남미의 페루 에콰도르 볼리비아가 포함된다. 인종적으로 몽골리안에 속하는 국가들이다. 몽골리안은 중세까지 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동서교역로를 관할했다.

몽골은 시리아에서 고려까지 동일한 화폐시스템과 다양한 역참제도를 통한 물류시스템, 단일 세제 등 무역국의 3대 요소를 갖추고, 세계 최초로 무역의 제국을 건설했다. 파괴의 제국이 아니었다. 이는 몽골제국 등장 이후 세계 교역량이 10배 이상 급증한 데서 잘 나타난다.

▦몽골리안의 절정기는 17세기였다. 세계 4대 제국인 신성로마제국, 오스만 터키, 청, 무굴 중 신성로마제국을 제외하고 다른 3개 제국의 뿌리는 몽골리안이었다. 몽골리안제국은 앵글로색슨족이 세계를 제패하면서 역사의 그늘로 사라졌다. 영국 역사학자 키스 젠킨스가 말했듯이 역사는 세계를 지배하는 자에 의해 쓰여지기 때문이다.

한국이 유라시안 네트워크를 주도하기 위해선 인문학 교류를 통해 동질성을 확보하고, 이들 국가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발전경험을 전수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리더십을 갖추지 못하면 국격(國格)이 서지 않는다.

이의춘 논설위원 ecle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