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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어린이 구호단체 '퍼스트 스텝' 대표 수잔 리치 "北, 숲 파괴로 홍수·식량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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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어린이 구호단체 '퍼스트 스텝' 대표 수잔 리치 "北, 숲 파괴로 홍수·식량난 심각…"

입력
2008.12.05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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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파괴가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을 더욱 부추깁니다. 재조림 사업을 하루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토지 유실로 다시는 북한에서 산림을 볼 수 없을 지 모릅니다."

한국인보다 한국어를 잘하는 캐나다인으로 알려진 수잔 리치(47) '퍼스트 스텝(First Steps)' 대표가 3일 환경재단 초청으로 방한, 북한에 나무심기 지원을 호소했다. '퍼스트 스텝'은 리치 대표가 지난 2000년 캐나다 정부 통역관으로 방북한 뒤 북한 어린이들의 기아 실상을 목격하고 나서 구호활동을 위해 만든 북한 어린이 구호단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잔 대표는 지난 7년간 북한에서 직접 어린이를 도우면서 보고 느낀 북한의 산림ㆍ식량문제에 더해 기후 변화의 피해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나무 심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소련 붕괴 후 석유공급이 중단되면서 북한 주민들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나무 베기에 나선데다 산지를 개간해 농작물을 심다 보니 홍수 피해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수잔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자연재해로 사망한 120만 명 중 북한 주민이 38%(45만8,000명)를 차지할 정도로 북한이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에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수잔 대표는 "지난해 북한 강원도에 하루 동안 1,100㎜ 비가 내려 마을 전체가 황폐화되는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북한 삼림 면적의 1/4이 사라졌다"며 "북한의 삼림 황폐화가 계속되면 자연재해에 더 취약해질 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농작물 재배도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테드 립먼 주한 캐나다 대사는 "남ㆍ북한 겸임대사로서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인 북한의 삼림 재건을 위해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수잔 대표는 '이수정'이라는 한국 이름도 갖고 있을 정도로 한국과 인연이 각별하다. 1972년 아버지와 함께 한국으로 와 한양대부속초등학교와 대전외국인학교를 졸업했다. 캐나다 컬럼비아대에서 동양학을 전공한 뒤 1996년 한국으로 귀환, 이화여대 통역대학원을 수료했다. 현재 '퍼스트 스텝'을 통해 북한 어린이 7만명에게 하루 1잔의 콩우유를 전달하고 있고 북한에 콩우유 제조설비도 지원하고 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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