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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휴대폰 1억대 징크스 안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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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휴대폰 1억대 징크스 안 통해"

입력
2008.12.05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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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대 징크스를 넘어라.'

LG전자에 휴대폰 '1억대 징크스' 돌파 과제가 떨어졌다. 휴대폰 업계에 통설처럼 전해오는 '1억대 징크스'란 어지간한 글로벌 휴대폰 업체가 아니면 어려운 1억대 판매를 달성한 뒤 당분간 성장이 정체되는 이른바 '성장통'을 말한다. 삼성전자와 모토로라가 그랬다. 삼성전자는 2005년 1억대 벽을 뚫었으나 2년간 두드러진 성장을 하지 못했다. 히트폰 '레이저'로 2004년 1억대를 넘어선 모토로라는 이후 이렇다 할 히트 제품을 내지 못하고 고전하다가, 요즘 휴대폰 사업부문 매각설이 돌만큼 위기에 몰렸다.

올해는 LG전자가 여기 해당한다. 안승권 MC사업본부장(부사장ㆍ사진)은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세계시장에서 휴대폰 1억대 판매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선진 시장의 소비가 줄면서 북미 지역에 강점을 갖고 있는 LG전자의 고전이 예상되기 때문. 당연히 업계에선 '1억대 징크스'를 우려하고 있다. 류성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엔 휴대폰 수요 둔화로 시장 성장이 어려울 전망"이라며 "LG전자는 주력인 중고가 제품의 시장 정체 및 선진 시장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도 "1억대를 넘어서 계속 성장하려면 제품별, 시장별 세분화가 이뤄지는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며 "LG전자로선 투자한 만큼 쉽게 성과가 나지 않아 긴 인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LG전자는 애써 '1억대 징크스'를 "경쟁업체가 만든 말"로 치부하고 있으나, 북미와 유럽에 집중했던 기존 전략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저가 전략폰을 만들어 신흥시장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 측은 "그 동안 미국 시장 비중이 너무 높았다"며 "내년 성장은 인도, 중국 등 시장 점유율 5%에 못 미치는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흥시장에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아프리카도 포함된다. 문제는 이들 지역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노키아의 저가폰이 강세여서 저가폰 물량 공세로는 뚫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무턱대고 신흥시장에서 가격을 낮추고 물량을 늘리면 모토로라처럼 고전한다"며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물량을 같이 늘리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들고 나온 것이 외부업체 위탁 생산(외주)을 통한 '로컬 프리미엄폰'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ㆍ외 공장 모두 지은 지 3~4년 밖에 안돼 신설 투자는 하지 않는다"며 "대신 현재 5%선인 외주 비중을 올해보다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생산 뿐 아니라 개발, 마케팅까지 포함하는 외주 휴대폰은 모두 중저가폰이며, 현지 시장 가격보다 약간 비싸게 받아 수익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함께 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올해 8%로 예상되는 세계시장 점유율을 내년에 두 자릿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안 본부장은 "내년 세계시장 점유율 목표를 10% 정도로 보고 있다"며 "신흥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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