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4일 중소기업 대책 마련의 일환으로 경북 구미시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까닭을 놓고 구구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피로 누적에 따른 몸살'이란 게 공식 해명이지만 '청와대 회동 불발에 따른 심기 불편'등 정치적 이유가 더 크다는 얘기들도 나온다.
김효재 대표비서실장은 "오늘 아침 몸이 조금 불편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겠다는 박 대표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박 대표의 몸 상태가 어제 오후부터 안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한 측근도 "피로 누적으로 감기몸살이 왔다"면서 "어제 만찬 자리에서 과음한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3일 저녁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만나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실제 불참 배경은 다른 데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당 관계자는 "피로 누적 외에 청와대 회동 취소에서도 배경을 찾아야 한다"면서 "박 대표가 회동을 준비하다가 어제 오전 10시30분쯤 갑자기 회동 취소 방침을 연락받고는 점심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마음도 축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다른 당직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불참한다고 해 청와대가 이 대통령과 박 대표의 회동 계획까지 취소하자 박 대표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3일 오후 2시 유기준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와 이날 저녁에 서울외신기자클럽이 주최한 '송년 자선의 밤' 행사 참석을 잇따라 취소한 것을 보면 청와대 회동 불발이 주요 요인임을 알 수 있다.
최근 여당 지도부의 약한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나 박근혜 전 대표의 역할론이 다시 부각되는 것도 박 대표에게는 부담이다. 거대 여당이 무기력증을 보이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연초 당 지도부 책임론이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당직자는 "박 대표는 계파 화합과 당 발전 등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지만 원외 대표로서의 어려움도 느끼고 있다"며 "박 대표는 총선 당시 자신을 공천에서 배제한 데 대해 여전히 불편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장기 당무 거부 카드를 쓰기에는 부담이 너무 많다. 따라서 박 대표는 5일 당에 출근할 가능성이 높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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