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달 자유총연맹 총재의 비리 의혹과 관련된 한전산업개발의 고위 간부가 3일 오전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이날 오전 11시40분께 서울 마포구 현석동 밤섬현대아파트 앞 한강변에서 신모(58) 한전산업개발 발전본부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한전을 퇴직한 뒤 한전산업개발로 옮긴 신 본부장은 권 총재의 한전산업개발 본사 빌딩 매각 비리 의혹과 관련, 1일 금융계좌조회 동의서를 제출하는 등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경찰은 시신 주변에 내용물이 3분의2 가량 남은 500㎖ 농사용 살충제 용기와 쥐약, 술병 등이 놓여져 있고 사무실 책상과 지갑에서 본인이 쓴 것으로 보이는 메모와 유서가 발견됨에 따라, 신 본부장이 검찰 수사에 압박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메모와 유서에는 '총재님, 부사장님, 본부장님 죄송합니다. 그간 베풀어주신 은혜, 하늘나라 오시면 갚도록 하겠습니다', '나의 불찰로 집 사람과 지인들을 어렵게 해 죽음으로써 사죄드립니다. 조속히 마무리되어 회사가 정상화 되도록 부탁 올립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권 총재가 관계사인 한전산업개발 본사 건물을 T사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해왔다. 자유총연맹은 2003년 3월 한전의 검침 부문 자회사였던 한전산업개발 지분 51%를 매입했고 권 총재는 이 회사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검찰은 신 본부장의 자살에 당혹해 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신 본부장은 애초부터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며 "소환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전화 등 다른 방법으로도 일절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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