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국장 당시 광화문 앞 육조거리와 장례에 나온 인파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최초로 발견됐다.
사진은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 인류학ㆍ민족지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이 박물관이 국립민속박물관과 2일 문화교류협정을 체결, 소장 유물을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이 박물관은 아관파천의 주역 베베르 공사가 명성황후로부터 선물받은 청자음각국화문향완(靑磁陰刻菊花文香碗) 등 한국 유물 2,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사진에는 북악산을 배경으로 광화문과 경복궁의 건물들이 길게 늘어서 있으며, 앞쪽으로는 민가처럼 보이는 초가집 오른쪽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남자들은 흰옷에 흰 갓을, 여자들은 흰 장옷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표트르대제박물관의 데니스 삼소노프 연구원은 이 사진에 대해 “1897년 가을 러시아 언론인 세르게이 스로미야트니코프가 촬영한 것”이라며 “처음에는 ‘시장거리’라는 제목으로 소개됐지만 사진을 분석한 결과 그 해 거행된 국장 사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897년 무렵의 국상은 명성황후 국상밖에 없었다.
명성황후 국장 사진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진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덕수궁에서 장례 행렬이 나오는 사진이 명성황후 국장 때의 것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1895년 10월 시해된 명성황후의 장례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2년이 더 지난 1897년 11월에 치러졌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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