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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다음'에 새 장편 연재하는 공지영·이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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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다음'에 새 장편 연재하는 공지영·이기호

입력
2008.12.03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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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인 강풀 작가가 댓글을 달았더라구요. 딸이 '야, 엄마가 강풀이랑 동급이네!' 하며 그제야 인정해 주더라구요. 호호호!"(공지영)

"벌써 메일이 몇 통 왔습니다. 저는 아내와 제자들에게 열심히 댓글을 올리도록 할 작정입니다. 성적하고 연동이라도 할까봐요. 하하하!"(이기호)

소설가 공지영(45)씨와 이기호(36ㆍ광주대 문창과 교수)씨가 황석영('개밥바라기별'), 박범신('촐라체'), 정이현('너는 모른다')씨 등에 이어 인터넷소설 연재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인터넷포털 다음에 각각 장편 '도가니'와 '사과는 잘해요'의 연재를 시작한 두 작가는 2일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해 새로운 도전의 변을 밝혔다.

"악플이 너무 무서워 연재를 시작하기 전날 밤 혼자 소주 두 병을 마시고 새벽 3시까지 잠들지 못했다"는 공씨는 "가벼운 글이 난무하는 온라인상에 진지한 소설을 연재하는 것도 의미있는 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가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추리소설 형식의 작품.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졌던 집단성폭력 사건의 연루자들이 은폐를 기도하려 하자 주인공이 그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자 싸운다는 내용이다.

산문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 장편 <즐거운 나의 집> 등 최근 사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잇따라 발표했던 공씨가 진지한 주제의식으로 회귀할 것임을 예고하는 작품이다.

이기호씨는 "미리 줄거리를 밝히고 나면 소설이 잘 써지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작품 내용을 말씀드리기 곤란한 점을 양해해 달라"면서 "다만 죄의식도 자본주의적으로 거래되는 현실을 다루는 소설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과는 잘해요'는 사회복지시설에 강제수용돼 학대당하던 20대초반 젊은이들이 내부고발을 계기로 그곳을 탈출한 뒤 겪험하는 좌충우돌의 일상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가볍지 않은 소재이지만 4회까지의 연재분에는 이씨 특유의 유쾌하고 명랑한 분위기가 잘 살아있다는 평이다.

독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매체에서 소설을 연재하는 만큼 두 작가 모두 각오가 남달랐다.

공씨는 "찰스 디킨스가 영국 신문에 소설을 연재할 때 미국의 열혈독자들이 항구에서 신문 오기를 기다리며 배가 도착하기 무섭게 줄거리를 물어봤다는데, 지금은 인터넷이 그때 디킨스의 신문을 싣던 배처럼 느껴진다"며 "벌써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작가도 인간이라 댓글을 계속 볼지 말지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씨는"쌍방향 미디어라고 해서 다를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댓글에 위축되는 작가는 보지 못했다"며 "내 소설이 인터넷 사이트의 양념이 아니라, 오히려 인터넷을 통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네티즌을 진지한 문학으로 당겨올 수 있을까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의 '문학 속 세상' 섹션에는 주 5회씩 6개월 동안 연재되는 두 작가의 소설뿐 아니라 정현종, 나희덕씨 등 한국을 대표할 만한 시인 70명의 사랑시와 함민복 시인의 에세이도 연재될 예정이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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