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중국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위안화를 평가 절하(환율상승)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일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을 6.8505위안으로 고시, 하루 만에 0.0156위안(0.23%) 절하한데 이어 2일에는 6.8527위안까지 높였다.
중국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더 뛸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1일엔 장중 제한폭인 0.5%까지 상승해, 한때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지난 주말 '빠르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데다 미국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되는 4, 5일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있어 이번 위안화 절하가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중국증권보 등은 이를 '최근 4년간 20% 절상된 위안화가 절하로 방향을 꺾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가 세계 경제 침체로 경영 여건이 악화한 수출 기업을 돕기 위해 절하 카드를 꺼냈다는 것. 루정웨이(魯政委) 싱예(興業)은행 경제 분석가도 "신흥 공업국의 통화가 모두 절하되는 상황에서 위안화만 절상될 수는 없다"며 "지금이 절하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 같은 관측을 반영하듯 중국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역외(NDF) 외환시장에서는 1년물 위안화 환율이 무려 달러당 7.2위안 이상에서 거래되고 향후 1년 안에 5% 이상 절하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절하가 보호무역 조치로 받아들여져 통상마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중국 당국은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철성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장은 "위안화가 절하되면 중국 수출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데이비드 매코믹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참석할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 등 환율개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혀 위안화 환율이 양국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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